‘제품’ 아닌 ‘이미지’가 마케팅의 핵심
브랜드 정체성으로 2030세대와 소통
인스타·유튜브·캐릭터 등 갈수록 진화
식품업계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홍보전략을 펴고 있어 주목된다. 유튜브 채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마케팅 등이다. 이는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심어, 결국에는 제품 소비까지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 CNB가 식품업계의 달라진 마케팅 풍경을 들여다 봤다. (CNB=전제형 기자)
삼양식품은 지난해 12월 말 콘텐츠 커머스 계열사 ‘아이엠애니’를 신규 설립했다. 아이엠애니는 삼양식품에서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양내츄럴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주요 사업으로는 전자상거래, 온라인 마케팅, 캐릭터상품 제조·판매, 제3자 라이선싱 부여, 커머스 연계형 광고매체 판매, 모바일·웹기반 광고 서비스 시스템 개발 등이 있다. 또 향후 먹거리로 점찍은 데이터센터, 정보보호,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 인공지능(AI) 서비스 등도 사업 목적으로 두고 있다.
현재 삼양식품은 유튜브에서 ‘Samyangfoods(삼양푸즈) 삼양식품’ ‘불닭TV’ 총 2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삼양푸즈 삼양식품에서는 뮤지컬 콘셉트 광고 등을, 불닭TV의 경우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 레시피 등을 통해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삼양푸즈 삼양식품은 구독자 86만1000명에 조회 수 3082만회를, 불닭TV는 구독자 12만3000명에 조회 수 1950만회를 기록 중이다.
hy는 사이버 아이돌 그룹 프로젝트 ‘하이파이브(HY-FIVE)’로 콘텐츠 커머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스타툰 인기 작가인 연그림과 협업해 자사 인기 제품(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장 케어 프로젝트 MPRO3, 간 건강 간 케어 쿠퍼스, 하루야채, 야쿠르트라이트)들에 각각의 세계관을 가진 부캐(부캐릭터) ‘위르’ ‘뚜리’ ‘쿠퍼’ ‘야츄’ ‘쿠르’를 적용하며 의인화했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크리스마스 캐롤이자 두 번째 싱글 앨범 ‘선물’로 컴백하며 자사 유튜브 채널 ‘야인마TV’에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기도 했다. 프레시 매니저의 카트 속에서 태어난 멤버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고마운 사람들에게 선물을 준비하는 내용으로, HY-FIVE의 탄생부터 데뷔과정을 담아낸 동시에 쿠키 영상에서는 올해 선보일 새로운 캐릭터가 깜짝 등장했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조회 수 66만회를 올리고 있다.
빙그레도 지난 2020년 초부터 대규모 세계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빙그레 왕국’이라는 세계관을 구축한 뒤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과 스토리를 접목해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대표 캐릭터는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로, 빙그레 로고 귀걸이를 하고 바나나우유 왕관을 쓴 왕자는 자신이 아버지로부터 “인스타그램 채널 운영과 팔로워 수 목표치를 달성하라는 미션을 부여받았다”고 소개하며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를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왕국의 가장 오래된 비서 ‘투게더리고리 경’은 자사 아이스크림 ‘투게더’에서 이름을 따오는 등 MZ세대에게 신선함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다.
현재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6만명을 넘었으며, 공식 유튜브 계정 ‘빙그레TV’는 구독자 10만명을 넘기며 ‘실버 버튼’을 획득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8월 공개된 유튜브 애니메이션 영상 ‘빙그레 메이커를 위하여’는 조회 수 640만회를 달성 중이다.
“보수적 이미지 벗어야 산다”
이처럼 식품기업들이 앞다퉈 유튜브 등을 활용한 콘텐츠 사업에 적극 뛰어드는 이유는 장수 식품회사가 지닌 기존의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해 주요 소비층을 떠오른 2030세대와 호흡할 수 있는 소통창구를 만들려는 것.
삼양식품 측은 MZ세대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삼양, 불닭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 지난해 삼양라면 광고 ‘평범하게, 위대하게’와 후속편인 불닭 브랜드 광고 ‘불타오르게, 위대하게’를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두 광고 모두 애니메이션 기반의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시도했으며 탄탄한 스토리에 기반한 완성한 높은 퀄리티로 젊은 세대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hy 측도 젊은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이어나가는 한편, 회사 고유의 채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제작 콘텐츠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는 광고를 주거나 간접 광고(PPL)를 통한 홍보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hy의 경우 회사만의 채널 정체성을 확립, 브랜디드 유튜브 채널 느낌이 아닌 구독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채널을 추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같은 식품회사들의 콘텐츠 제작 및 공급 활동은 계속될 전망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CNB에 “소비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주요 미디어 매체를 중심으로 SNS 콘텐츠 제작 및 퍼블리싱 활동을 실행하는 등 마케팅 콘텐츠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향후 콘텐츠 커머스 사업이 정착될 경우 그룹 비즈니스와 연계된 캐릭터 사업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y 관계자도 CNB에 “하이파이브 세계관을 향후 온라인몰 프레딧과 신제품 등으로 확장해나가는 동시에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팬미팅도 진행할 것”이라며 “또 ‘야인마TV’는 B급 감성 직무별 V-LOG 등 다양한 콘텐츠와 주제로 시즌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빙그레 측은 “SNS를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친근하고 즐거운 기업 이미지를 만들고자 한다”며 “빙그레우스의 홍보 활동을 담당하는 대행사도 만들었으며, 부서에서 매주 3번씩 올리는 SNS 게시물 관련 월간 계획도 꾸준히 세워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CNB=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