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하의면 주민들이 지난 22일 김대중 대통령 생가 초가지붕을 직접 나람(이엉)을 엮어 새롭게 단장했다.
하의면은 350여 년간 하의3도 농지탈환운동이 이어질 정도로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된 곳으로, 60여 년 전 나람엮기는 마을의 중요한 행사였다. 그러나 섬 주민의 고령화와 주거환경 개선으로 더이상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 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하의면 주민들은 신안군관광협의회와 함께 하의면 내 강부원, 김재민, 윤금만 등 나람엮기 명인을 초청해‘나람엮기 학교’를 열었다.
이 행사는 나람엮기 학교를 통해 하의3도 농지탈환운동 정신을 전승하는 계기 마련과 마을전통문화 활성화의 목적도 있지만, 20여년전 IMF의 국난을 이겨냈듯이 코로나19도 슬기롭게 극복하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김대중 대통령 생가 나람엮기와 초가지붕 올리기를 추진한 것이다.
박우량 군수는 “지금은 신안군 하면 퍼플섬이 떠오르지만 수 년 전만 하더라도 고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고, 지금도 많은 분들이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생가를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군수는 이어 “하의면 주민들의 사려 깊은 마음과 행동의 결실을 보게 되어 뿌듯하며, 섬의 역사와 문화를 전승하는 행사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하의면을 대표하는 문화로 자리잡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대간 전통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나람엮기 명인들의 나람엮기와 함께 낙안읍성 향토학교 교장 김도수 명인을 초청해 다양한 볏짚 공예품 만들기 체험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