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9일 제안한 '후보 검증위 설치'를 두고 여야 대선후보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가족 의혹에 휩싸이자 “이번 대통령 선거는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며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합동 검증위원회’ 설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각 정당이 추천하는 인사들과 중립적인 언론 단체 및 정치 관련 학회 추천 인사로 후보 검증위를 꾸리자. 그곳에서 후보와 그 가족들의 각종 의혹에 대한 자료를 검증하고, 후보를 초청해 도덕성과 비위 의혹에 대한 청문회를 열어 의혹 검증 결과와 청문회에 대한 평가와 판단은 언론과 국민에게 맡기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의 이 같은 제안은 이 후보 아들이 불법 도박과 성매매 의혹, 윤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 등이 논란이 되자 제3지대에서 존재감을 띄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후보는 “필요한 검증은 충분히 해 문제가 있는 점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답한 반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미 공직생활을 하며 계속 검증을 받아오지 않았는가”라며 곧바로 제안을 거부했다.
이 후보는 19일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식을 둔 죄인이니까 필요한 검증은 충분히 하시고 또 문제가 있는 점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하겠다”고 거듭 고개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 후보는 “선거 과정이 후보들에 대한 국민들의 검증 과정이고, 저 역시도 공직 생활을 하면서, 또 권력과 싸우면서 계속 검증을 받아오지 않았는가”라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히 윤 후보는 부인 김씨의 의혹 중에는 가짜뉴스도 있기에 먼저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김씨 논란을 두고 일부 사과의 뜻을 표하면서도 '민주당의 기획공세'라고 책임을 돌리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윤 후보는 지난 15일에는 기자들과 만나 “저쪽(민주당)에서 떠드는 얘기를 듣기만 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으나 오후에 김씨가 한 언론사 기자와 만나 사과 의향을 전했다는 소식을 듣자 “국민께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는 태도”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는 지난 16일 대한의사협회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저나 제 처는 국민께서 기대하는 눈높이에 미흡한 점에 대해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도 “내용이 조금 더 정확히 밝혀지면 이러저러한 부분에 대해 인정한다고 제대로 사과드려야지, 그냥 뭐 잘 모르면서 사과한다는 것도 조금 그렇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