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1.11.23 09:57:59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2일 국가 정책비전을 발표하는 국제 포럼에서 단상에 올라 80초 동안 침묵하는 해프닝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포럼은 TV조선이 주최한 ‘글로벌 리더스 포럼 2021’이라는 행사로 윤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함께 출연해 정책비전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윤 후보는 이 후보에 이어 두 번째로 연단에 올라 객석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바로 연설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연설을 하지 않고 어색하게 헛기침과 두리번거리는 모습만이 80초 동안 현장 중계화면에 잡혔다. 그 이유는 단상 아래 마련된 프롬프터에 문제가 생겨 준비한 연설문이 송출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의 침묵이 길어지자 사회자는 “잠시 무대준비가 있겠다”고 말했으며, 또다시 50여초가 지나도 반응이 없자 사회자는 “시작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으나 그래도 윤 후보는 입을 열지 않았고, 사회자가 다시 “오디오 좀 조절하겠다”라고 양해를 구하며 ‘시간 끌기’에 나서는 등 80초 정도가 지나서야 본격적인 연설을 시작했다
연설이 시작된 후 윤 후보는 줄곧 준비된 연설문이 송출되는 프롬프터를 보면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헌법 가치 방향 설정 △취약계층 복지 강화 등을 통한 연대 △책임과 소통 있는 리더십 △국제사회 협력 △미래 개척 등을 주제로 정책을 발표했다.
이어 윤 후보는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체가 나아가는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해야할 일과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먼저 발표에 나선 민주당 이 후보는 주어진 발표 시간 10분 동안 프롬프터없이 △청년 △경제적 기회 부족 △사회의 질적 전환을 위한 정책 등을 주제로 막힘없이 연설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23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명색이 대통령 후보로 나온 사람이 프롬프터 없이는 단 한마디도 못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아마 윤 후보가 머리에 든 정보가 거의 없고, 그 보잘 것 없는 정보조차 엮어낼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방송사고를 본 누리꾼들도 ‘대본 없으면 아무 말도 못하는구나’, ‘자기 생각을 누구의 도움없이 얘기할 수 없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 ‘이재명은 대본 없이 라이브 연설을 윤석열은 누군가가 써준 것으로 추정되는 준비된 연설문 읽기. 여기서 역량의 차이가 난다’, ‘인사하고 프롬프터 없이 바로 시작하는 대통령 후보, 인사하고 프롬프터 준비 안 돼서 멀뚱멀뚱 서있는 대통령 후보’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내용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고 있고 해당 생방송 내용은 현재 TV조선 유튜브 채널에서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행사 주최 측에서 시스템 확인 등을 하다 생긴 해프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