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1.10.29 09:24:24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작가 문영태, 홍선웅, 백광숙, 김종정, 홍정애, 구나현 등 6인의 작품전, "보구곶이 들려주는 이야기 展'은 너무나도 특별하다.
전국 최초로 김포시 접경지역 '민방위주민대피시설'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한 '작은미술관 보구곶'에서 전시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는 김포문화재단 주최로 지난 26일 개막해 오는 11월 27일까지 볼 수 있다. (단 월요일과 일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
김포의 끝이자 또다른 미래의 시작인 접경지역 '보구곶'은 아름다운 마을이다. 순박하고 인심 좋은 마을 주민들을 만나는 것도, 곳곳에 나무와 풀이 어우러진 정원 같은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모든 것과 함께 붉은 노을을 볼 수 있는 것도 보구곶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26일 열린 '작은미술관 보구곶' 6인展 개막식은 작은미술관 옥상에서 소박하게 열렸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김포문화재단 직원들과 김계순, 오강현, 김옥균 등 김포시의원 3명 외에 농사 짓다 오신 할머니, 할아버지 등 마을 주민들이 참석한 것. 이날 축사는 문체부 관계자도 시장도 아닌 이 마을 보구곶리 이장님이었다.
왜 '작은미술관 보구곶'에서 6명의 작가들은 전시를 하고 있을까? 개막식에 마을 주민들이 참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 6명의 작가들은 이곳 보구곶에 살면서 각자의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다. 6명의 작가들 중 2명만 소개하면, 먼저 심상석(心象石)이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故 문영태 작가는 오래 전 이곳으로 이사와 작품 활동을 했고, 현재는 아내인 장재순 '민예사랑' 대표가 살고 있다. 2015년 타계한 문영태 작가는 2018년 3주기에 맞춰 문영태 추모위원회(신학철, 조문호, 홍선웅, 장경호, 이인철, 박불똥, 박건, 김진하, 양정애)가 만들어지고 방대한 양의 자료를 모아 '심상석 문영태'를 발간하기도 했다.
또한 홍선웅 작가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민중 목판화가다. 민족미술인협회 20년사 편찬위원장 등을 역임한 그의 민중 목판화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과 궤적을 같이 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그의 작품들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 민중미술 관련 자료 700여 점 및 판화 41점을 기증하기도 해 큰 화제거리가 되기도 했다. 김포에 시립미술관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게 된 것에 대해 홍선웅 작가는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
희귀한 매화나무를 자신의 스튜디오 정원에 갖고 있어 매화나무를 보러 사람들이 홍선웅 작가 스튜디오를 방문하기도 한다. 홍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에 귀한 매화나무 1그루를 기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이곳 보구곶은 '매화나무길'로도 유명하다.
김포문화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전시기간 동안에는 ‘오픈 스튜디오'가 진행돼 작가들의 스튜디오를 직접 볼 수 있다. 물론 스튜디오에 전시된 작품들도 추가로 볼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시민들을 초대해 작가들의 작업실과 작업과정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다. 자세한 프로그램 등은 김포문화재단의 '작은미술관 보구곶'으로 문의할 수 있다.
(CNB뉴스= 경기 김포/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