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1.10.28 10:05:23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의원직을 사퇴함에 따라 내년 3월 9일 20대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질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사실상 ‘미니 대선’이 될 전망이다.
여야 모두 내로라하는 대권 잠룡급 인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는 윤보선·노무현·이명박 등 3명의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곳으로 총선 때마다 주요 거물들이 탐내는 ‘노른자위’ 지역구다.
지난 총선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와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맞붙어 전직 국무총리 간 경쟁구도로 이목이 집중됐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종로 보궐선거 후보군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임 전 실장과 가까운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27일 CNB뉴스 기자와 만나 “민주당이 추천할 수 있는 중량급 인사는 종로에 거주하고 있는 분 중에서는 임 전 실장이 아무래도 유력하다. 종로 지역의 특성상 그 정도 무게감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은 지난 21대 총선 때도 종로 출마자로 유력히 언급됐었지만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으며, 이번 종로보선에도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활동을 이유로 출마설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 광진을에서 내리 5선을 기록할 만큼 영향력을 인정받아 대권 주자로 뛰어 안정적인 3위를 기록한 만큼 지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언급되고 있으며,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종로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재등판론도 나오고 있다.
이에 민주당 고위 당직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으로서는 종로 보궐가 일단 곤혹스러운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선과 함께 가는 선거이기에 대선 준비를 잘하고 좋은 후보를 내어 동반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종로 출마설’이 돌았지만 일축해왔던 국민의힘 이 대표가 출마 쪽으로 기류가 바뀌면서 종로 보선이 ‘거물급 한 판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본인은 거듭 상계동을 떠날 수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이 전대표의 한 측근의원은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본인의 일축에도 당 일각에선 이 대표의 종로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30세대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30대 이 대표가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된다면 대선에 미칠 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후보군으로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비롯해 현역 당협위원장인 정문헌 전 의원, 대중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전 원내대표, 황교안 전 대표 등이 회자되고 있다.
또한 11월 5일 국민의힘 경선 일정이 끝난 후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최종 후보가 되지 않을 경우 현재 직이 없는 원 전 지사도 거론된다.
여야를 떠난 중간지대에서는 제3지대 신당을 창당해 대선 후보로 나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국민의힘 안철수 대표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