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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우윳값 인상 나비효과…어디까지 번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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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1.10.11 12:14:34

원유→우유→유제품류 ‘도미노 인상’
가뜩이나 힘든 때에…소비자들 한숨
“이참에 공급체계 손보자”는 주장도

 

유업계가 우유 가격을 인상하면서 우유 성분이 함유된 아이스크림·커피·빵 등의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서울 관악구의 한 편의점에 우유 제품들이 진열돼있다. (사진=전제형 기자)

 

유업계가 우유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밀크플레이션’(우윳값이 아이스크림·빵 등 유제품 인상을 불러오는 현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 우유를 사용하는 아이스크림은 물론, 우유 함유량이 높은 커피와 제빵 등의 가격 인상이 예고된 것. CNB가 ‘우유 파동’을 맞닥뜨린 유통가를 들여다 봤다. (CNB=전제형 기자)

 

 


우유 제품 줄줄이 인상 중



남양유업은 오는 14일부터 ‘흰 우유’라고 불리는 시유 제품들의 가격을 평균 4.9% 인상한다. 발효유 및 가공유 제품들도 각각 평균 0.3%, 평균 1.6% 올린다. 이에 따라 ‘맛있는 우유GT 2입’ 제품은 4700원 중반에서 4900원 후반이 되며, 단품 제품 또한 2500원 초반에서 2600원 중반이 된다.

앞서 서울우유협동조합도 흰 우유 1리터 기준 제품 가격을 5.4%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관련 제품 가격은 2500원 중반에서 2700원 전후로 뛰었다.

매일유업도 평균 4~5% 가격을 올렸다. 매일우유, 소화가잘되는 우유를 비롯한 관련 유제품들이 인상 대상이다.

동원F&B도 평균 6%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덴마크 대니쉬 THE 건강한 우유 900㎖(2입)의 경우 기존 4480원에서 4780원으로 6.7% 올랐다.
 


유업계 “원윳값 올라 어쩔 수 없다”



이처럼 유업체들이 일제히 우윳값을 인상하게 된 이유는 한 가지로 압축된다. 원유 가격과 원·부자재, 물류비, 인건비 등 전반적인 우유 생산비용이 증가했기 때문.

유업계는 지난 8월부터 약 2개월 동안 1리터당 926원에서 21원(2.3%) 오른 947원에 원유를 공급받고 있다. 원유 가격 인상은 지난해 7월 21일 열린 ‘2020 원유가격조정 8차 협상’에서 결정됐다.

원유 가격은 지난 1999년 이전까지는 정부 고시가격에 의해 정해졌지만 2013년부터 원유가격연동제로 변경됐다. 2013년에는 원유 가격이 1ℓ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106원(12.7%) 인상됐으며, 2018년에는 1ℓ당 922원에서 926원으로 4원(0.4%) 올랐다.

낙농진흥회는 지난해 원유 가격 인상을 적용하려고 했지만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을 반영, 1년간 가격 인상을 유예한 뒤 올해 8월 1일부터 가격 인상분을 적용키로 했다.

유업체들은 낙농가에서 공급하는 원윳값이 올랐지만 판매 우윳값은 인상하지 못하면서 큰 손실을 봐왔다.

남양유업 측은 “저출산 현상과 코로나19로 인한 우유급식 납품 제한 등 우유 시장이 좋지 않은 가운데 원유 가격 인상을 비롯한 전반적인 생산비 증가로 유업체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며 “이에 우유 제품 가격을 올리게 됐으며, 인상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구의 한 편의점에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이 진열돼있다. (사진=전제형 기자)
 

커피·빵 너마저?



이러한 유업계의 우윳값 조정으로 아이스크림, 커피, 빵 등 우유 성분이 들어간 다른 제품들도 가격 인상이 시작됐다. 빙그레는 최근 요플레 오리지널의 가격을 6.4% 인상했다.

식음료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보통 우유 공급업체와 장기 계약을 통해 재료를 받기 때문에 당장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아이스크림, 커피, 베이커리(빵) 등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9(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우유 제품 가격마저 일제히 올라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이에 소비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직장인 양모(33)씨는 “코로나 시국에 매일 아침 우유 한 잔, 점심 커피 세 잔이 소소한 낙이었는데 주머니 사정상 앞으로는 차(茶)를 달여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겠다”고 한탄했다.

이번 기회에 원유 공급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국내 유업체들은 낙농진흥법에 따라 농가들이 생산한 원유를 전량 구매하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 등으로 우유 소비가 매년 줄어 개별 기업에 원유 할당량을 고지하는 게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

유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업체가 원유 생산량을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재고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CNB=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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