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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두의 세상읽기] 이민자가 내 밥그릇 뺏는다? 편견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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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구병두기자 |  2021.10.07 13:37:09

이주나 이민은 세계의 어느 지역에서는 출생률이 낮고 또 다른 지역에서는 출생률이 높을 때, 혹은 자연재해로 인한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많이 일어난다.

미국 과학·공학 및 의학 한림원(U.S. National Academies of Sciences, Engineers, Medicine)에 따르면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기술이 거의 없거나, 상당한 전문적인 기술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국에서는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다.

반면에 기계공이나 수리공 같은 중간 수준의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자국 내에서 원하는 일자리 획득이 가능하므로 굳이 다른 나라로 이주할 필요가 없다.

선진국에서는 농업과 서비스 분야처럼 기술이 거의 필요 없는 일자리나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일자리는 많기에 이민정책을 강구(講究)하여 국익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해왔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그러기에 미국을 ‘이민의 나라’라고 하지 않는가.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일자리 소멸 현상이 중간 정도의 기술을 지닌 사람들이 몰려있는 제조업 분야에서 일어난다. 그 이유는 대체로 제조업 분야는 다른 일자리에 비해 기계화 혹은 자동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와튼스쿨의 브리타 글래넌(Britta Glennon)은 자국의 제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일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이민자들에게 분노를 표출하는데, 그러한 행위는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고 있다. 중간 정도의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일자리는 기술적 변화(발전)로 인하여 사라지는 것이지 이민자가 차지해서가 아니라고 꼬집는다.

 

지난 7월 강원 춘천시 서면 신매리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햇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생산인구 급감…이민자 늘려야

미국 워싱턴D.C.의 도시 연구소(Urban Institute)에 의하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직업은 가사 도우미, 주방 일 그리고 농업 관련 단순 노동 등이다. 반면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는 미국인들 중 훨씬 많은 수가 주로 계산대 담당, 트럭을 포함한 각종 차량 운전, 경비직 등에 종사한다.

그래서 일자리를 두고 이민자와 현지 사람들이 직접 경쟁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주나 이민은 인구 노령화가 초래하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미국 노동 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은 앞으로 간호보조사, 병자 및 고령자 담당 자택 도우미, 건축 현장 노동자, 조리 담당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 분야에서 모자라는 인력을 메우기 위해 이민을 지속적으로 받아들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복지 혜택 문제에 있어서도 이민자들에 분노하는 자국민들의 감정 저변에는 이민자들이 노동으로 자국에 기여하는 것보다 더 많은 복지 혜택을 누리기 때문에 자신들의 국가에 대한 재정적 부담이 커진다는 원망들이 깔려있다.

그러나 전 세계 모든 이민자의 72퍼센트는 경제활동이 가능한 연령대로, 전체 인구의 58퍼센트가 경제활동이 가능한 것과 크게 비교된다. 경제개발기구(OECD)는 1990년대 이후 이민자들은 미국이 필요로 하는 생산 노동력의 47퍼센트를 담당하고 있어 이들이 납부하는 세금은 정부로부터 받는 복지 혜택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주민 200만명 시대’에 돌입했다. 이민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이주민들이 낸 법인세와 소득세만 통계적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1조9000억원에 달한다.

그 가운데 그들을 위해 사용되는 금액은 360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주민들은 정부의 사회복지 정책에 따라 받는 혜택보다 생산 노동력, 법인세와 소득세를 통해 정부 재정에 훨씬 더 많은 기여를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이민자들과 별반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출생률 감소와 생산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당국은 이민정책을 빈틈없이 수립하여 급감하는 생산인구를 충당(充當)하기 위해 이민자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늘려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은 이민자들에 대한 탈편향(debias)과 포용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들었으면 한다.


* 구병두((사)한국빅데이터협회 부회장/ 전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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