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은 올해 3분기까지 신라면의 해외 매출액이 국내 매출액을 넘어섰다고 5일 밝혔다.
신라면의 3분기 누적 국내외 매출액은 총 6900억원으로 이중 해외 매출액은 37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매출액 비중은 총 매출액 대비 53.6%를 기록했다. 지금의 추세를 이어갈 경우 신라면은 올해 해외 매출 5000억원을 포함, 총 9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연 매출 1조원의 신기원 달성도 임박한 셈이다.
신라면이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데는 ‘한국적인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라는 농심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이듬해인 1987년 수출을 시작하며 세계무대로 나섰다. 앞서 1971년부터 미국 LA지역에 라면을 수출하며 해외시장에서 발을 넓혀오던 농심은 신라면의 맛을 그대로 들고 나가 정면승부를 펼쳤다.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해공장을 시작으로 중국 청도공장(1998년), 중국 심양공장(2000년), 미국 LA공장(2005년)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설립했고, 농심재팬(2002년)과 농심호주(2014년) 등 세계 각국에 판매법인을 세웠다.
그 결과 신라면은 2014년 이후 수차례 중국 인민일보 인민망이 선정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 명품’으로 선정됐으며, 2017년에는 한국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4000여 개 전 점포에 입점하는 등 세계 100여 개 국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식품브랜드로 성장했다.
올해 농심은 이러한 여세를 몰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광고와 홍보활동을 펼치며 성장에 속도를 더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대면 마케팅 활동의 제한이 있었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신라면을 알렸다.
미국에서는 ‘신라면의 맛있는 본능(Instinct of Delicious - Shin Ramyun)’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 광고를 선보여 유튜브 조회수 1400만건에 달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으며, 캐나다에서는 버스와 노면전차 광고를 진행했다.
또 아시아 국가에서는 인플루언서, 셰프와 함께 신라면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알리며 판매를 확대하는 등 각국의 코로나19 확산세와 유통 상황에 발맞춰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다.
농심은 이번 성과를 새로운 도약의 전기로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 연말 미국 제2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멕시코와 남미 지역까지 공급량을 늘려 더 큰 폭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신라면의 맛과 품질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신라면의 해외 매출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수년 내 회사 전체 매출 중 해외의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