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검찰 청부 고발’ 의혹을 해명하는 ‘화풀이성 기자회견’에서 이번 의혹을 최초 보도한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를 비난하면서 인터넷 언론 비하논란에 휩싸였다.
윤 전 총장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정치공작을 하려면 좀 잘 준비해서 제대로 잘했으면 좋겠다. 인터넷 매체나 재소자, 또 의원들도 면책 특권 뒤에 숨지 말고 우리 국민들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 문제 제기를 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기자가 “메이저 언론이 아니면 의혹을 보도할 수 없느냐”라고 묻자, “처음부터 독자도 많고 이런 데다 해라. 어차피 다 따라올 텐데”라며 “KBS·MBC에서 시작하든지, 아니면 더 지켜보든지”라고 대답을 얼버무렸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작은 언론이 메이저가 아니라는 게 아니다”라며 “이를테면 뉴스타파나 뉴스버스에서 (보도를) 하고 나서 막 달라붙을 게 아니라, 자신이 있다면 처음부터 독자가 많은 곳에서 시작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8일 CNB뉴스 기자와 만나 “윤 전 총장이 인터넷 매체와 메이저 언론을 구분해 정치 공세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서 하라고 강변한 것은 독재자 전두환이 말하던 ‘건전언론 육성’을 통한 ‘언론사 통·폐합’의 악취가 난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생각하는 ‘메이저 언론’의 기준이 어디까지이고, 인터넷 매체는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정치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본인의 솔직한 의견을 말해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그동안 윤 전 총장이 ‘주 120시간 노동 발언’, ‘대구봉쇄는 미친소리’, ‘부정식품 발언’, ‘남여 교제를 막는 페미니즘 발언’, ‘후쿠시마 원전 발언’, ‘홍준표는 두테르테식’ 등의 발언으로 비판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번 구설에 오른 게 반가울리 없다
특히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전 총장이 기자회견에서 메이저 언론도 아닌 ‘허접한 인터넷 언론’이 정치공작 한다고 언론과 국민 앞에 호통치는 것은 든든한 검찰조직을 믿고 큰소리치던 검찰총장 할 때의 버릇”이라며 “오늘은 '실언'이 아니라 옛날 버릇이 나와 '실수'를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