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1.09.08 10:07:30
고양시가 ‘요진 Y-CITY 관련 공무원 5명을 업무상배임 혐의 등으로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번 수사의뢰는, 이재준 고양시장의 지시로 고양시 감사담당관실에서 지난 2019년 9월부터 2021년 최근까지 2년간 실시한 '요진 Y-CITY 기부채납 미이행 관련 특정감사' 결과에 따른 조치다.
최초 원 계약은 민선4기
8일 공개한 고양시 감사결과에 따르면, 요진개발은 2009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1237번지 대지 11만 1013㎡에 주상복합아파트를 건립하기 위해 유통업무설비시설을 용도변경하는 댓가로, 부지 내 토지 3만 6247㎡와 1200억 원 상당의 업무빌딩을 신축해 고양시에 기부채납 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서에는 업무빌딩의 건축면적 3600.54㎡, 연면적 8만 6300.24㎡(지상층 연면적 5만 9930.72㎡ 지하층 연면적 2만 6369.52㎡), 건폐율 53.97%, 용적률 898.38%, 주차대수 659대 이라는 건축계획이 기재돼 있다.
이러한 요진개발의 제안을 수용한 고양시는 2010년 1월(민선4기) 요진개발과 공공기여방안에 대한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는 내용으로 최초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2010년 2월 2일 유통업무설비시설의 폐지 등이 포함된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해줬다.
2008년 학회가 제안한 '콤팩트시티' 의견 '무산'
반면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및 공동주택 연면적 증가"
또한 부지와 관련, 2008년 7월 (사)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는 용역결과를 통해, 이 부지에 지식기반산업 육성을 위한 자족기능을 강화하고 주거시설을 입주시켜 콤팩트 시티(Compact City)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콤팩트시티 계획은 무산됐다.
시 감사관실은 이와 관련해 "당시 고양시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하면서 공동주택의 연면적은 증가시키고 업무시설 및 판매시설의 연면적은 감소시켜 주는 등 당초 용역결과의 취지와 달리 자족기능 확보계획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추가계약은 민선5기
하지만 추가 계약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 고양시 감사실은 "당시 고양시는 기부채납 대상인 업무빌딩의 규모, 가액 등을 최초협약에 이어 민선 5기인 2012년 4월 체결한 추가협약에서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는 등 부적정하게 협약을 체결했다"며, "이로 인해 2021년 9월 현재 고양시와 요진개발은 서울고등법원에서 건물 신축 및 기부채납 이행청구 소송을 진행하기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학교용지 기부채납 협약 체결도 문제였다. 고양시 감사관실은 "당시 기부채납 대상 토지 중 일부인 '학교용지'는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설립을 위해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됐는데, 당시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의 설립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다"며 "그러나 당시 고양시는 기부채납 받는 것을 포기하고
학교 설립을 목적으로 요진개발과 특수 관계에 있는 휘경학원에게 학교용지의 소유권을 무상 이전하도록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한 감사관실은 "2016년 9월에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조건으로 부여된 최초 및 추가협약 사항인 업무빌딩, 학교용지 등이 고양시에 기부채납 되지 않았는데도, 고양시는 요진개발의 주택건설사업의 전체 사용검사를 처리해 줌으로써 기부채납이 지연되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언급했다.
"요진개발 1조 9690억원 규모 분양으로 막대한 수익"
"그러나 아직도 기부채납 의무 이행하지 않아" 개탄
이 외에도 고양시 감사관실은 ▲도시관리계획 변경 업무 부당처리 ▲공공기여 이행합의서 체결 부적정 ▲업무빌딩 건축허가 업무 부당처리 ▲기부채납 의무존재 확인의소 제기 부적정 등 총 9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함께 수사 자료로 제공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제 임기시작 이전에 벌어졌던 일이지만, 요진개발은 백석동 1237번지 6만 6137㎡ 지상에 총사업비 1조 9690억 원 규모의 Y-CITY 주상복합아파트를 신축·분양해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면서도 아직까지도 고양시에는 당초 약속한 기부채납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한편 시는 지난 2년간 조사한 ‘요진 Y-CITY 기부채납 미이행 특정감사’의 결과와 혐의자료 일체를 수사의뢰와 동시에 검찰청에 제출한 상태다.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CNB뉴스= 경기 고양/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