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감별 독자기술로 전통한우 '칡소' 복원
일반한우 보다 1.5배나 비싸 수익성 높아
올 하반기부터 시설 확충해 생육 본격화
정자 성감별 핵심기술 및 국내 독점사업권을 보유한 생명공학 기업 ‘한국섹싱바이오텍’이 전통한우인 칡소의 개량 복원에 나서 주목된다. 현재 국내에 약 3000두 정도 있는 희귀종인 칡소의 개체 수가 늘어나게 되면 축산 농가의 소득 증대는 물론 토종한우의 전통성 복원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경제계 및 학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CNB가 이 회사의 ‘칡소 복원 프로젝트’를 취재했다. (CNB=전제형 기자)
한우 품종의 하나인 칡소는 칡덩굴 같은 짙은 갈색과 검은색 무늬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는 얼룩소라고도 불렸으며, 맛이 뛰어나 임금님 진상품이 될 정도로 귀한 토종한우였다. 올레인산이 풍부해 풍미가 뛰어나고 식감이 우수해 고급 식재료로 급부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시중에서는 일반 한우보다 1.5배가량 높은 가격에 소비되고 있으며, 향후 개인의 만족을 중시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투입하는 돈이나 시간을 아끼지 않는 성향을 갖고 있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인기를 끌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현재 전국에 약 3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아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보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한국섹싱바이오텍은 첨단 성 분리 기술을 이용해 칡소의 개량 및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한국섹싱바이오텍은 지난 2007년 국내 최초로 시판용 성감별 된 젖소 냉동 정자를 도입해 국내 농가에 보급,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또 2009년 미국 농무성(USDA)에서 승인받은 세포 분리기에 의한 성 분리 기술, 정자 성감별 핵심기술(현재 미국·영국·일본 등 11개국에서 상용화)을 국내 토종가축에 맞게 개량 성공했다.
아울러 원하는 성별의 가축을 선택적으로 생산함으로써 계획번식과 경영의 효율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밖에 국내화 된 기술을 바탕으로 농협 젖소개량사업소와 공동으로 성 분리 정액의 품질검사를 완료했으며, 돼지 정액 성 분리를 성공했다. 한국섹싱바이오텍에 따르면, 칡소 암컷 수가 수컷 대비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개체 수 증식을 위해선 성 분리를 통한 암컷의 선택적 출산이 필수적인 부분이라는 설명.
이번 칡소 프로젝트는 농림수산식품기술평가원 연구과제를 통한 성분리 정자와 OPU(Ovum Pick Up) 기술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한국섹싱바이오텍은 그동안 국립축산과학원 남원가축유전자시험장, 농수산식품부 농협중앙회 한우개량사업소, 농업진흥청 축산과학원, 한우협회 등에서 성 분리 정액 인공수정실증실험사업을 통해 고 능력 젖소개량기술을 개발하는 등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마디로 독보적인 성감별 첨단기술을 활용해 칡소의 대량 복원에 나선 것.
한국섹싱바이오텍 측은 지난해와 올해 성 분리된 칡소 송아지를 약 60마리 낳았으며 암컷의 출산 확률은 100%로 기존 국내 기술의 25%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성과이며 성 분리 기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유전·태생적 위험 요소를 가진 개체를 사전에 걸러내 우량한 개체의 개량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투자 유치를 통해 칡소 개량 및 대량 생육하고, 세계 최고의 소라 불리우는 일본의 와규를 능가할 수 있는 맛과 부드러운 육질로 세계인의 입맛을 잡을 야심찬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장태철 한국섹싱바이오텍 대표는 CNB에 “지금까지의 성과는 우리의 기술에 대한 확신을 갖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진행 중인 투자를 완료해 올 하반기부터 축사 시설을 확장하고, 생육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설 같은 '칡소'... 밥상 위로 올라온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한국섹싱바이오텍은 칡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고급한우 시장 진출을 가속화 할 방침이다.
현재 MZ세대를 중심으로 식재료의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단 한 번을 먹더라도 고급진 음식을 먹고자 하는 소비자 식생활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한우 다이닝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해당 시장 또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서울에만 ‘한우 다이닝’ ‘한우 오마카세’가 약 50여 곳 가까이 검색되는 상황.
이에 한국섹싱바이오텍은 '칡소 대중화'를 내걸고 한우 다이닝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며, 칡소 전문 브랜드도 론칭할 예정이다.
이 밖에 칡소 방목 농장과 엘크(Elk·큰 사슴) 방목지 등을 활용한 산지생태체험 관광농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한우의 우수성을 알리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살아있는 생태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
한국섹싱바이오텍 관계자는 CNB에 “전통 한우인 칡소를 이미 대량 사육 중이며 칡소의 개체 수를 안정적으로 늘려 축산 농가의 소득 증대에 도움을 주고, 멸종위기 전통 포유류를 보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섹싱바이오텍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대부분의 녹용을 국산화시키려는 시도 또한 이어가고 있다. 녹용 생산에 필요한 엘크 숫사슴을 선택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첨단 성 분리 기술을 이용, 녹용 국산화에 이바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 녹용 시장은 5500억원 이상의 규모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 가운데 국내 녹용의 시장 점유율은 약 20% 정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회사는 향후 5년 내에 녹용 시장의 50% 이상을 국산화해 약 2500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녹용의 국산화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녹아사료자원연구소, 송악사슴영농법인, 천안TMR영농조합, 효자사슴농원과 협업해 국산화 작업을 본격화하기로 했으며, 맹동산 일대 자연 방목지에서 기른 우량 엘크 숫사슴을 사육 희망 농가에 지원해 농가 소득향상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수한 품질의 녹용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동시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가 선택 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겠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CNB=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