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식당 개점휴업 되자 ‘홈술족’ 공략
빅3, 앞다퉈 가격·도수 낮추며 ‘총공세’
코로나가 만든 가정 맥주 시장 진풍경
주류업계가 다양한 맛의 저도주 출시와 동시에 맥주 가격을 인하하며 가정시장 공략에 나섰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을 강타하면서 유흥시장(식당, 주점 등)에서의 주류 소비 감소가 불가피해졌기 때문. 업계에서는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이 같은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CNB가 주류 소비시장의 현 상황을 들여다 봤다. (CNB=전제형 기자)
“‘델타형 변이’와 ‘이동량 증가’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그칠 줄 모르고 있습니다. 거리두기가 언제 완화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유흥시장보다 가정시장 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
변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거리 두기가 장기화 되면서 주류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주류 빅3(오비·하이트·롯데) 기업들은 결전지를 가정시장으로 옮겨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비맥주(OB맥주)는 이달 초 자몽 계열 과일 ‘포멜로’ 맛을 더한 ‘호가든 포멜로’를 출시했다. 오비맥주 측은 호가든 포멜로가 4.9도인 호가든 오리지널보다 낮은 3도의 저도주로, 무더운 여름날 가볍게 즐기기에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5일 경남제약과 협업한 ‘이슬톡톡 레모나’를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하이트진로 측은 이슬톡톡 레모나가 알코올도수 3도, 355㎖ 캔 제품으로 된 과일탄산주로, 이슬톡톡의 청량감에 레모나의 상큼한 맛과 향을 더해 특색있게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5월 캘리포니아산 통레몬 그대로 레몬즙을 침출한 과일탄산주 ‘순하리 레몬진’ 2종을 내놓았다. 롯데칠성 측은 순하리 레몬진 2종이 4.5도의 ‘순하리 레몬진 레귤러’와 7도의 ‘순하리 레몬진 스트롱’으로 구성됐으며, 과일 본연의 맛을 더욱 살리면서 단맛은 줄이고 청량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맥주 가격도 경쟁적으로 내리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한맥‘의 500㎖ 캔 제품 출고가를 10.4% 인하했다. 올해 4월에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캔 맥주 ‘실속팩(375㎖ X 8)’과 ‘가성비팩(473㎖ X 8)’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2019년 ‘테라’ 출시 이후 처음으로 지난 15일부터 500㎖ 캔 제품을 15.9% 낮췄다.
롯데칠성도 지난해 맥주를 종량세로 전환하면서 ‘클라우드’ ‘피츠 수퍼클리어’ 출고가를 내렸다.
이처럼 주류업체들이 7~8월 최대 성수기를 맞아 다양한 맛의 저도주 출시를 비롯해 맥주 가격 인하 경쟁을 펼치는 이유는 코로나 4차 대유행에 따른 유흥시장에서의 주류 소비 감소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전파되자 수도권 거리 두기를 최고단계인 4단계로 올렸으며, 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자자체별로 거리 두기를 격상하고 있다. 모임 인원수와 시간을 제한하는 조치가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유흥주점들과 식당들은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실적 개선을 예상했던 주류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유흥시장을 통한 제품 프로모션이 불가능해지면서 홈술·혼술족에 제품 선택의 폭과 가격적 혜택을 제공하며 가정시장 확보에 사활을 걸고 나서게 된 것.
실제 CNB가 ‘주류 빅3’ 기업을 취재해보니 모두 이런 분위기였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CNB에 “홈술·혼술족 등 가정시장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굿즈, 온택트 콘텐츠, 한정판 패키지 출시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칠성 관계자도 “주류부문의 경우 가정시장 공략을 위해 혼술, 홈술, 저도주 트렌드에 맞춰 하드셀처 제품을 도입하고, 주류 스마트오더 시스템 등을 운영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NB=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