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고은 소설가가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대거상을 수상했다.
13일 문학계에 의하면 최근 한국문학번역원은 영어로 번역 출간을 지원한 윤 소설가의 ‘밤의 여행자들(The Disaster Tourist)’, 이를 영국에 소개한 현지 출판사인 서펀츠 테일(Serpent’s Tail)이 영국 추리작가협회(CWA)가 주관하는 ‘대거상(The CWA Dagger)’의 번역추리소설 부문(Crime Fiction in Translation Dagger)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한국 문학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밤의 여행자들’에 대해 영국 추리작가협회는 “한국에서 온 매우 흥미로운 에코 스릴러(Eco-Thriller)로 신랄한 유머로 비대해진 자본주의의 위험을 고발하는 작품”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거상은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1955년 제정한 영어권을 대표하는 추리문학상 중 하나다. 매년 픽션과 논픽션 중에서 총 11개 부문의 상을 수여한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윤 작가는 “수상자로 호명되어 놀랐고 다른 차원으로 가는 웜홀을 발견한 느낌”이라며 “이 환상적인 웜홀로 기꺼이 들어가 앞으로 더 자유롭게 글을 쓰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밤의 여행자들’은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민음사에서 출판됐다. 재난지역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회사 정글의 프로그래머인 고요나가 사막의 싱크홀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에 대해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윤 소설가에게 축전을 보내 “윤 작가의 작품에 대한 치열한 열정과 한국 문학을 해외 독자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하는 번역가의 끝없는 노력의 결과로, 한국 문학이 세계에 널리 알려지도록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며 문학 한류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소설가는 1980년생으로 동국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으며, 2004년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무중력 증후군’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았고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 이상문학상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이번에 대거상을 받으면서 한국 문학의 미래를 이끌어갈 기대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단편집 ‘1인용 식탁’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 ‘알로하’, 장편 ‘해적판을 타고’ 등을 발표했다. 현재 ‘윤고은의 EBS 북카페’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한국 문학을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