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1.06.04 10:27:24
더불어민주당이 송영길 대표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사과를 계기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전면전을 시도하고 있다.
송 대표는 3일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서 조국 문제는 정리됐다. 민주당과 조 전 장관은 이제 각자의 길로 가야 한다. 나도 더 이상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와 언론의 태도를 비판하며 윤 전 총장을 정조준했다.
민주당은 우선 윤 전 총장이 “내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장모의 비리 의혹과 아내의 사기 의혹 전반을 거론하며 “내수남공(내가하면 수사, 남이하면 공작)”이라며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3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정치를 하는 것 자체가 퇴행”이라며 “국민 검증 과정에서 한 순간에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민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가족·측근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하다. 당연히 조국 전 장관 수사와 동일한 잣대로 엄정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10원짜리 한 장도 떳떳하다? 이는 ‘공정과 상식’의 반대인 ‘죽은 양심의 사회’를 원하는 것”이라며 “10원 한 장, 남의 돈은 사익침해에 그치지만 국민혈세 편취는 아무리 장모라 해도 비호하면 안 되는 범죄”라고 주장했다.
여권의 ‘빅3’ 중 한명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이)정치를 시작하고 첫 발언이 검찰수사 부정이냐”며 “윤 전 총장이 얼마나 자의적 편견과 예단으로 무소불위의 검찰권을 행사해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핵심 관계자는 4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는 사람이 ‘내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고 부정하는 건 문제가 크다”면서 “정말 10원 한 장 피해를 주지 않았는지는 재판과 수사에서 가려질 것이기 때문에 언행을 자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여권에서 날아오는 견제구를 애써 무시하고 잠행 속 대선 수업에 열중했던 윤 전 총장은 민주당의 자신의 처가 관련 의혹에 적극 대응하는 쪽으로 태세를 전환하는 등 ‘정치인 윤석열’로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의 한 측근은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 처가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 1년 3개월 동안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여권의 정치 공작”이라며 “검찰이 수십 명의 참고인을 불러 먼지털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무 수사도 안 하는 것처럼 정치권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