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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선 넘는 유통 콜라보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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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1.05.27 09:33:30

곰표 콜라보 상품. (사진=CU)

‘와..진짜 별게 다 나오네. 맛은 좋은데 반짝 유행하고 말겠지 뭐’.

지난해 5월경 편의점 CU의 ‘곰표 맥주’를 마시면서 들었던 나의 ‘멍청한 생각’이다. 역시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곰표 맥주는 출시 1년만에 누적 판매 500만개를 돌파하며 CU 맥주 매출 1위에 등극했으며, 없어서 못 파는 귀하신 몸이 됐다. 약 7년 전에 벌어졌던 ‘허니버터칩 대란’이 생각날 정도다.

곰표 맥주의 성공 때문일까. 식품업계는 이색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이른바 ‘펀슈머(fun+consumer)’ 트렌드를 주도했다. 재미와 쇼핑을 모두 추구하는 MZ세대를 노린 것이다.

문제는 재미만을 강조한 나머지 안전과 같은 기본 원칙을 소홀히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식품과 아예 관련이 없는 화학제품 등의 디자인을 따오면서 자칫 사고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말표산업과 CU가 협업한 ‘말표 초코빈’ 초콜릿, 모나미와 GS리테일이 협업한 ‘모나미 매직 스파클링’ 음료, 천마표시멘트와 세븐일레븐이 협업한 ‘천마표시멘트 팝콘’, 홈플러스·LG생활건강·서울우유가 협업한 ‘온더바디 서울우유 콜라보 바디워시’ 등이 있다.

 

모나미와 GS리테일이 협업한 ‘모나미 매직 스파클링’ 음료,  홈플러스·LG생활건강·서울우유가 협업한 ‘온더바디 서울우유 콜라보 바디워시’, '진로 소주병 디퓨저'.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각 사)

이외에도 ‘진로 소주병 디퓨저’, 문구용품 딱풀 디자인을 본뜬 사탕 ‘딱붙캔디’, 로케트 건전지 디자인을 따온 ‘로케트 캔디’ 등도 논란이 되고 있다.

모든 제품 패키지가 기존 디자인의 서체와 색감을 살려 만들어졌기 때문에 언뜻 보면 식품인지 화학 제품인지 모를 정도다. 특히, 말표 초콜릿과 진로 소주병 디퓨저, 서울우유 바디워시, 딱붙캔디 같은 경우는 실제 공산품(식품)과 외형마저 비슷해 더욱 위험할 수 있다.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유아, 지적장애인, 치매 노인은 디퓨저를 소주로 알거나 구두약이 초콜릿인 줄 착각하고 먹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마케팅에 사용된 디자인을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 현행 식품표시법은 식품에 올바른 표시·광고만 하도록 권고할 뿐, 콜라보 마케팅 디자인에 대한 규제는 없는 상황이다.

반전 효과로 만들어내는 신선한 조합은 언제나 좋다. 새로운 시도와 도전도 환영한다. 그러나 소비자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Fun’이 의미가 있을까? 과연 어떠한 소비자가 반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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