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지붕 없는 박물관’의 핵심거점인 목포 근대역사관 1관(옛 일본영사관)이 전남 최초로 첨단기술이 도입된 ‘스마트 관’으로 거듭난다.
앞으로 근대역사관을 첨단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걸어 다니면서 마치 영화를 관람하듯이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21일 목포시에 따르면 근대역사관에 도입되는 첨단 선글라스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합친 ‘확장현실(AR+VR=XR)’을 적용한 첨단 장비로 전남 최초로 도입된다.
이 선글라스는 움직이면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한마디로 목포근대역사관이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바뀐다. 이해하기 쉽게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연상하면 된다.
현재 목포 근대역사관 1관을 관람객 이동 동선을 고려해 4개의 방(관)으로 구분해 각 방에 맞는 테마를 부여했다.
A는 최초의 자주개항인 ‘목포항 개항의 역사’ B는 근대화의 진원지 ‘목포 오거리’(이상 1층), C는 ‘수탈의 역사’ D는 ‘신개화기 근대 생활상’ (2층)을 테마로 꾸며진다.
4개의 방을 지날 때 각 방의 특성에 맞게 측량기사, 인력거꾼, 목포 청년, 여학생(A~D순) 순으로 캐릭터들이 등장해 나래이선을 들려주며 흥미를 유발시킨다.
A관에서는 최초의 자주개항에 포커스를 맞춰 근대의 물결을 받아들인 글로벌 도시 3대항 6대도시의 변화상을 만나게 된다.
실제 한 예로 벽난로 앞에서면 장작이 생성되고 그것을 집어넣으면 벽난로가 점화하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B관에서는 근대의 거리, 근대의 건축물을 주제로 근대역사관 1관의 변천사와 함께 목포 오거리 일대 근대화의 진원지인 10개의 건물을 볼 수 있다.
호남은행 목포지점, 구 동본원사 목포별원, 목포 청년회관,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구 목포 공림 심상소학교, 목포 양동교회 등이다.
C관에서는 목포의 눈물을 닦아준 저항의 의지를 주제로 수탈의 역사를 보여주고, D관에서는 신문물로 피어난 예향의 향기를 주제로 3대항 6대도시의 근대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곳에서는 옛날 전화기의 벨이 울리고 관람객이 그 수화기를 드는 순간, 1930~70년대 음악이 흘러나와 실감효과를 높여준다.
이 같은 착용형 증강현실 콘텐츠와 함께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사업도 병행된다.
현재 근대역사관 1관과 2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자료는 총 700여점. 하지만 그동안 전시 공간 부족 등의 이유로 수장고 등에 보관된 유물들이 이번에 세상 밖으로 나와 빛을 보게 된다.
1930년대 풍물 사진과 사진첩, 토지 땅문서, 당시 화폐, 토지측량기, 식물도감 등 소장 유물 700점 전부를 하나하나 디지털로 저장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쉽게 말해 유물 700점을 디지털로 저장해 원터치로 볼 수 있는 하나의 디지털 도서관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오는 입구에 가로 폭 4.15m, 높이 2.24m 크기의 스크린이 설치된다. 이곳에 관람객이 지나가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수 백 개의 자료화면이 파로나마로 펼쳐지고, 관람객이 관심 있는 사진을 터치하면 해당 자료가 클로즈업 되면서 자세한 내용을 보여주는 식이다.
심야 관광 콘텐츠도 마련된다. 근대역사관 2관 외벽에 근대문화도시 출발부터 현재까지의 역사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샌드아트’로 표현한 영상을 송출해 심야에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김종식 시장은 “4개관이 ‘재미적 요소’와 목포 역사 문화의 사실에 기초한 ‘교육적 요소’ 등 2개의 요소가 적절하게 잘 버무려져 흥미진진하면서도 실감나는 콘텐츠로 꾸며져야 한다”면서 “근대역사관이 전남 최초로 첨단 장비가 도입된 스마트 역사관이자 디지털 도서관으로 거듭나 목포 관광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사업추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번 시나리오 구성과 검증에는 김태완 건국대 교수, 방우송 예원예술대 교수, 최성환․이영환 목포대 교수, 조상현 목포문화원 사무국장, 박예리․ 송혜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이선영 작가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