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치열한 유치 경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이건희 미술관’에 대해 부산도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항 북항’을 그 최적 입지로 적극 주장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13일 오후 6시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 언론에 ‘이건희 미술관’ 부산 유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형준 시장은 “지난달 28일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께서 그가 일생에 걸쳐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겠단 뜻을 밝혔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이 펼쳐지고 있다”며 “저는 SNS를 통해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가장 먼저 제안했던 사람으로서 이 논의가 이렇게까지 순식간에 뜨거워질 줄은 저도 몰랐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사실 문체부 입장에서는 미술관 지방 건립에 대해 아무 논의가 없는 상황이라 다소 당황스러울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누군가가 이런 제안을 하지 않았다면 이건희 미술관은 당연히 서울이나 수도권에 들어서지 않았겠나”라며 “현재 우리나라 문화시설 전국 2800여곳 가운데 36%가 수도권에 편중돼 있다. 저는 우리나라가 보유한 문화의 힘을 전 국토로 확장해 나라 전체를 품격 높은 문화국가로 격상해 나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유치 주장에 대한 연유를 밝혔다.
이어 박 시장은 부산항 북항이 이건희 미술관의 최적지라며 그 근거로 “소위 ‘이건희 컬렉션’은 국보급 고미술에서 현대미술까지, 동양화에서 서양화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장르별로 엄청난 폭과 깊이를 지닌 작품들이다. 나아가 미술관 자체를 어떻게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건립해 내고 그 위상을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인지 그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북항은 부산이 세계적 미항으로 재탄생시키겠단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곳으로 이 일대는 이미 상전벽해를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서고 있어 태평양이 달려와 멈추는 바로 그 지점에 오페라하우스와 함께 이건희 미술관이 들어선다면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형준 시장은 ‘이건희 미술관’ 입지 선정을 공모 절차로 진행해 줄 것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 건의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이 직접 미술관 입지 선정, 운영 방식, 가이드라인을 세워 유치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문체부에 건의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박 시장은 “부산의 미술계, 문화계, 시민단체, 나아가 부산시민이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염원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는 상황이다. 민간 차원의 유치추진위원회도 조만간 발족할 것이라고 알고 있다”며 “저는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 유치 전략 방안을 모색하고 시민 공감대를 더 확산할 방안도 찾아 나설 것이다. 부산에 기존 공립미술관인 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도 있는데 이는 기존 미술관의 역할과 관계 재정립도 필요하기에 이 또한 전문가들과 조율해 나가겠다”고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