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코로나19 재앙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를 보면 30일 세계 누적 확진자는 1억5109만8841명, 누적 사망자는 317만8162명에 달했다.
국내 상황도 어렵다. 같은 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661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도 3명이나 나왔다. 이달 24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785명→644명→499명→512명→773명→680명→661명으로 신규 확진자 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및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3주간 더 연장키로 했다. 사실상 4차 대유행이 시작됐다고 판단한 것인데, 이와는 반대로 (재)문화엑스포에서는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축제를 연다고 하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엑스포 출범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콘텐츠 기업 CJ ENM과 협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규모도 역대급이다.
어린이날 주간인 1~9일까지 9일간은 콘서트와 뮤지컬, 다이아페스티벌, 체험이벤트와 상설콘텐츠 등 어린이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꾸며지는데 참가자들이 직접 만들고, 즐기고, 먹을 수 있는 체험 행사까지 마련돼 있어 전염병 확산이 우려된다.
엑스포는 이번 봄 패밀리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5월 한 달간 매주 토요일 다양한 아티스트들 경주엑스포대공원 곳곳에서 거리공연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주엑스포대공원이 올해를 계기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 기업 CJ ENM과 협업해 한 단계 더 새로워진 모습으로 거듭날 것이다. 경북의 특성이 담긴 다양한 문화관광 콘텐츠를 폭넓게 선보여, 지역 관광 및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365일 상설 힐링 테마파크로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라며 코로나19 시국에도 아랑곳없이 축제를 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여기서 오버랩되는 인물이 있다. 같은 시국에 다른 판단을 내린 양승조 충남도지사다. 양 지사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르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라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를 연기했다.
그는 "백신 접종을 시작하긴 했지만 4차 유형 우려가 퍼지고 있고, 유럽과 인도 등 해외지역 또한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아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힘들게 국제행사를 유치하고도 안전을 선택한 양 지사의 고뇌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모두 어렵다. 축제도 열고, 경제도 살려야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으로 양보하더라도 국민의 생명보다 우선할 순 없다. 이철우 지사의 선택이 비난받는 이유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걸면서까지 축제를 강행해야 할 수밖에 없는 이 지사의 속내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