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 대규모 배당금 잔치
신사업 투자 늘리고 조직쇄신
대부분 사령탑은 무난히 연임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게임업계가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 다각화’와 ‘조직 개편’ 등 이번 주총의 핵심 안건들이 무난히 통과된 만큼 다양한 신사업 투자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작년 호실적에 따른 배당금도 늘어 주주들의 사기도 한껏 올랐다. CNB가 도전의 고삐를 당기고 있는 주요게임사들을 들여다봤다. (CNB=김수찬 기자)
여러 게임사들이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신사업 개척을 공식화했다. IP 활용 및 블록체인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힘쓰겠다는 목표다.
우선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회사는 카카오게임즈와 네오위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 기반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새로운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게임 플랫폼 사업을 블록체인 영역으로 넓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인 ‘웨이투빗’의 지분을 대거 취득하며 계열사로 편입했다. 웨이투빗은 가상자산(암호화폐) ‘보라’를 유통하고 있으며 실생활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사업목적에 추가된 건은 웨이투빗 콜옵션 행사로 지분율이 변동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카카오게임즈는 캐주얼 모바일 게임 개발 자회사 ‘프렌즈게임즈’의 대표 선임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 활용을 밝히기도 했다. 정욱 프렌즈게임즈 신임 대표는 “업계의 화두인 메타버스, NFT(대체불가능한토큰) 기술 등을 활용해 새로운 시도를 해나갈 것”이라며 게임과 블록체인을 연계하겠다고 말했다.
네오위즈도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네오위즈가 추가한 분야는 블록체인 기반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 블록체인 기술 관련 기타 정보기술 및 컴퓨터 운영 서비스업 등이다.
지식재산권(IP) 활용에 집중하는 기업도 있다.
컴투스는 신사업으로 출판업을 선택했다. 도서, 온라인 전자서적 및 잡지 출판업과 이와 관련된 부대사업을 추가해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컴투스는 웹소설 및 웹툰을 제작하는 콘텐츠 기업 엠스토리허브 지분 18.6%를 인수했다. 또 게임 ‘서머너즈워’ IP를 기반으로 한 코믹북 ‘서머너즈워: 레거시’ 출간 의지를 밝혔고,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 제작사 스카이바운드와 함께 협업한다. 또한, ‘컴투스 글로벌 게임문학상’을 꾸준히 선정하는 등 IP 활용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한빛소프트 역시 ▲출판, 영상, 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뉴스제공업 ▲정보서비스업 ▲서비스-빅데이터 관련 연구개발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했다.
‘빅3’ 수장들 연임 성공…일부는 조직확대
직위를 신설하거나 주요 임원 연임·변경 등을 통해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게임사도 있다. 내부 결속력을 강화해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넥슨의 수장 이정헌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 문제로 재선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다시 사령탑을 맡아 오는 2024년 3월까지 넥슨코리아를 이끌게 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임기 3년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넥슨과 동일하게 오는 2024년 3월까지 기업을 이끌게 돼 1999년부터 이어온 대표이사직을 이어가게 됐다.
이외에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 김태영 웹젠 대표이사 등의 임기도 연장됐다.
일부 게임사에서는 대표가 교체되거나 직위가 신설됐다.
게임빌·컴투스는 현재 최고 직급인 사장보다 한 단계 위의 직급 의장직을 별도로 만들었다. 송병준 대표가 사임하고 양사의 의장으로 선임됐다. 신임 의장은 글로벌 전략 책임자로서 M&A 등 전략적 투자 및 글로벌 성장 전략을 총괄한다. 또한 게임빌은 이용국 신임 대표이사를, 컴투스는 송재준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넷마블은 기존 상무와 부사장 직급 사이에 전무 직급을 추가하는 등 임원 체계를 바꿨다. 임원의 직위를 업무 책임의 범위와 권한에 따라 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이사로 구분하고 사외이사와 감사는 제외했다. 또, 이사회 내부에 보상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체계적인 보상체제를 마련해 지배구조 개선과 이사회의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CNB에 “게임사 대부분이 의미 있는 실적을 기록했고, 경영 위협 등 부정적인 이슈도 없었던 만큼 임원 재선임 안건은 큰 문제 없이 통과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당금 증액’에 주주들 함박웃음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둔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컴투스는 주당 배당금을 확대했다. 실적과 주가가 모두 개선됨에 따라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1주당 855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전년보다 3330원 늘어난 금액으로, 총 1761억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넥슨은 주당 배당금을 전년 2.5엔에서 5엔으로 2배 가까이 늘렸다. 중간 배당 주당 2.5엔, 결산 배당 주당 2.5엔을 합쳐 총 주당 5엔을 지급한다.
넷마블은 주당 배당금을 767원으로 정했다. 넷마블은 지난 2017년 결산 주당 배당금 360원을 지급한 이후 3년 만에 배당을 진행한다. 컴투스 역시 1400원에서 1500원으로 배당금을 늘렸다.
펄어비스는 5대1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분할 전 주당 액면가 500원에서 분할 후 100원으로 결정됨에 따라 기존 보통주 1318만9850주가 6594만9250주로 5배 늘어난다. 현재 펄어비스 주가가 30만원을 웃도는 만큼, 액면분할 이후에는 6만원대로 주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주권 상장예정일은 오는 16일이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금을 상향키로 한 것은 향후 이익창출 수준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주주환원 정책의 변화는 게임 성공의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NB=김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