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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에 ‘게임 난민’ 몰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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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1.03.05 09:50:47

꿩 대신 닭인 줄 알았는데… 진짜 꿩?
‘난민’으로 갔다가 ‘착한 정책’에 정착
몸 낮추고 유저와 소통 강화가 ‘비결’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가 제 3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대기열이 1만3000명을 넘길 정도로 많은 이용자가 몰린 것이다. (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스마일게이트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메이플스토리’의 확률 조작 논란에 실망한 유저들이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로아)’로 몰린 것. 로스트아크에 정착한 유저들은 스마일게이트의 ‘착한 운영’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CNB가 이번 ‘게임 난민’ 사태(?)의 내막을 들여다봤다. (CNB=김수찬 기자)

 


제3의 전성기…대기열 폭주



스마일게이트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로스트아크’가 제 3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2019년 정식 오픈과 지난해 8월 시즌2 업데이트 이후로 서버 대기열이 다시 생길 정도로 많은 이용자가 몰린 것이다.

지난 1일 최대 서버 ‘루페온’의 경우 대기열이 1만3000명을 넘어서면서, 대기 시간만 1시간을 훌쩍 넘겼다. 또한, 게임 클라이언트 다운로드 이용자 수가 급증하면서 게임 설치 오류가 발생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수치상으로도 로스트아크의 상승세를 알 수 있다. 1일 리서치 서비스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이날 로스트아크의 게임사용량은 2.32%로, PC방 점유율 7위를 기록했다. 사용량과 점유율이 전주 대비 약 50% 상승하면서, 순위가 한 계단 오른 것. RPG(역할수행게임) 장르 중에서는 ‘아이온’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현재 로스트아크 공식 홈페이지의 자유 게시판은 신규‧복귀 이용자들의 정보 문의 글로 가득한 상태다. 하루에 올라오는 글만 약 400개에 달한다. 이용자들이 각종 팁과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돕는 광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로스트아크 관련 글이 꾸준히 올라오면서 상승세에 탄력을 더하고 있다.

 

로스트아크 공식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 신규 및 복귀 이용자들의 문의 글로 가득한 상태다. (사진=스마일게이트 홈페이지 및 게임 커뮤니티 갈무리)
 

정착 난민들, 착한 정책에 호응



로스트아크가 역주행하고 있는 이유는 이른바 ‘메난민(메이플스토리 난민)’ 때문이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가 확률 조작 논란에 휩싸이자, 화가 난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게임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게임상 ‘난민’으로 불린 이들은 대체 게임으로 같은 RPG 장르인 로스트아크를 택했다. 그 결과 스마일게이트는 대규모 유저들을 맞이하는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지난 2018년에도 매우 유사한 선례가 있었다. 클로저스 개발사인 ‘나딕게임즈’ 소속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남성 혐오 발언을 한 것이 확인되면서, 유저들이 스마일게이트의 ‘소울워커’로 대이동을 했던 사건이다.

과거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난민들은 왜 굳이 스마일게이트 게임을 택했을까?

게임업계는 그 이유로 스마일게이트의 ‘비교적 착한 운영’을 꼽는다. 다른 게임사와 비교해 과금 유도가 상대적으로 과하지 않고, 이용자와 원활한 소통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로스트아크는 캐릭터들이 입는 복장이나 데리고 다니는 펫 같은 아이템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계정 간 아이템 공유도 가능하다. 또한, 유료로 구입하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비중을 최소화하면서 과한 과금 유도를 지양하고 있다. 유료 아이템에 익숙했던 게이머들이 환호할만한 운영 정책이다.

로스트아크에 정착한 난민들은 무료로 제공되는 아이템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해 “이걸 왜 공짜로 주냐”고 되물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게임 내 콘텐츠를 유료 결제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접하면서 놀라움과 반가움이 섞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개발사의 소통이 활발하다는 점도 이용자들을 끌어들인 요소 중 하나다. 스마일게이트는 그간 이용자들의 의견을 빠르게 수용하고, 기민한 피드백을 내놓았다. 2차례 이상의 간담회를 통해 꾸준히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용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진심 어린 운영을 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개발자들이 직접 나서 잘못된 부분은 솔직하게 인정하며, 이용자들의 민심을 고려한 보상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로아온 페스티벌’에서는 연초 공개한 36개 업데이트 항목 중 32개를 이행하는 등 90%가 넘는 이행률을 보였다.

스마일게이트의 운영 정책이 호평을 받으면서,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개발사에 ‘커피 트럭’을 보내 응원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실제로 진행되지는 못했다.

 

스마일게이트는 대규모 이벤트를 진행하며 특별 지원 패키지 아이템을 지급 중이다. 총괄 디렉터는 이용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스마일게이트)

“기회는 이때” 선심성 패키지 쏟아내



스마일게이트는 신규·복귀 유저의 적응을 돕겠다며 발 벗고 나섰다. 물 들어올 때 제대로 노 젓는 모습이다.

현재 대규모 이벤트를 진행하며 쿠폰과 아이템 등을 뿌리고 있으며, 신규·복귀 유저들 한정으로 특별 지원 패키지를 공짜로 지급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유료 아이템 ‘봄맞이 지원상자’의 경우 확정 구성품 확률을 전부 공개하기도 했다.

금강선 총괄 디렉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갑작스레 많은 분이 저희 게임을 찾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고, 신규 유저를 따듯하게 맞아 주시는 기존 유저들의 모습에서 저희의 부족함과 감사함을 동시에 느낀다”며 “해당 아이템들은 이에 대한 보답이며, 항상 건강한 게임문화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용자 친화적인 운영 정책도 꾸준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CNB에 “스마일게이트는 이용자들의 과도한 과금을 지양하고 있다. 유료 아이템과 무료 아이템 비중을 적절히 맞추면서 게임다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부분 유료화를 한 요소 중 게임성을 크게 해치는 않는 선 안에서 수익 모델을 만들겠다는 셈이다.

이어 “신규 유저가 늘면서 서버 불안정 문제가 불거졌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버를 증설하겠다”며 “진정성 있는 소통을 유지하며 유저들이 원하는 운영 방안을 차근차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업계는 스마일게이트의 운영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CNB에 “많은 게임사들이 초기에 유저 친화적인 정책으로 유저를 끌어모았다가 콘텐츠가 소모되면 과금을 유도하는 방법을 써왔다. 스마일게이트가 이런 전철을 밟지 않고, 현재와 같은 운영안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나친 과금 유도에 지친 게이머들이 단체 행동을 통해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민심을 빠르게 파악하는 게임사들이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CNB=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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