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에 선두 독주 체제를 굳힐 조짐을 보이자 이낙연 대표를 비롯해 정세균 국무총리 등 여권 대권주자들의 견제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재난지원금 지원을 놓고 이 지사가 ’전 도민 지급‘을 강하게 추진하자 이 대표와 정 총리가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 단적인 예로 꼽힌다.
이 대표는 최근 이 지사를 겨냥해 “왼쪽 깜빡이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이라고 비꼰 데 이어 “기획재정부 곳간지기를 구박한다고 무엇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23일 KBS 1TV 심야토론에 출연해 코로나19 대응책을 놓고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라고 한 홍남기 부총리 발언을 이 지사가 강력 비판했다’는 지적에 대해 “독하게 얘기해야만 선명한 것인가. 기획재정부 곳간지기를 구박한다고 무엇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정부의 영업제한 지침에 따른 손실보상 제도화와 관련해 “지금 단계에서는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고, 곳간은 언젠가 쓰기 위해 채우는 것”이라고 확장 재정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전제를 분명히 하면서도 “그러나 당정 간에 얘기하면 될 일이지, 언론 앞에서 비판하고 다니는 것이 온당한가. 하물며 같은 정부 내에서 좀 의아하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잠재적 대권주자인 정 총리의 최측근인 이원욱 의원도 지난 22일 이 지사를 ’친구‘라고 부르면서 “일회용 또는 수회용 수단을 ‘재난기본소득’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에는 동의가 되지 않는다”며 “포퓰리즘 논쟁은 중지하자”고 여권에서 처음으로 ‘포퓰리스트’라고 저격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핵심당직자는 25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을 두고 ‘내 주장을 대통령이 인정해줬다’식으로 아전인수식 해석을 한 행태가 한두 번이 아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이 당직자는 “사실 의원들 중에는 이 지사의 행보를 두고 불만이 있는 사람이 많지만,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불과 3개월여 앞둔 시점이라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이 같은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는 26일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민주당 의원 35명이 공동 주최하는 경기도 기본주택 토론회를 개최한다.
또 이날 민주당 청년 의원과 오찬을 함께 하고 27일에는 경기도 수원의 도지사 공관에서 일부 의원과 만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이처럼 이 지사는 자신의 취약지로 꼽히는 여의도와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늘 하던 행사인데 유독 주목받는 것 같다”며 “지지율이 높아져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지만, 그럴수록 본래 업무인 도정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성호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깜빡이’ 발언은 표현이 조금 아쉽다”며 “분명한 근거와 정책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지적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정 의원은 “이 지사는 기본적으로 법률가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토론하고 계산된 발언을 하고 준비된 정책을 한다”며 “일반 국민이 알아듣기 쉬운 용어로 하다 보니 직선적이지 않냐는 오해를 받는데 돌출적이거나 모난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옹호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