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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두의 세상읽기] ‘확증편향’이 가짜뉴스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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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구병두기자 |  2020.12.24 09:30:20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이 나라는 국민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둘로 갈라진 형국이다. 바로 보수와 진보가 그것이다. 두 진영은 심각한 대립적인 갈등관계에 놓여있다.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국민은 자신의 이데올로기와 일치하는 미디어만 보고 듣는다. 현 정부가 들어서고부터 가짜뉴스 여부에 상관없이 독자들은 그들의 정치적 신념에 맞는 매체에 대해서 무조건 믿는 경향이 더욱 심해졌다. 확증편향적인 매체들은 노골적으로 가짜뉴스를 양산하여 자신들과 정치적 성향이 같은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끌어 모아 클릭건수를 챙긴다.

가짜뉴스는 의도적인 거짓 보도를 이른다. 자신의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말을 믿게 하려는 목적이 담겨있다.

그동안 확증편향적인 언론매체가 자신들의 성향에 맞추려는 의도로 가짜뉴스를 양산하여 심각한 정치적 위협으로 변질시켰던 사례들은 얼마든지 있다.

깨어있는 언론인들은 가짜뉴스가 언제든 국민들을 권위주의 체제로 향해 나아가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더욱이 오늘날 일부 1인 미디어 유튜버 크레디에이터들은 어떤 선동자가 꿈꾸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러한 가능성을 적어도 경계는 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은 생각하는 것만큼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다. 인간은 심리적 불편함을 피하려고 온갖 노력(심리적 적응기제)을 다하는 데에서도 알 수 있다. 이는 인간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이 인간들은 자신이 팩트(fact)라고 믿었던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을 때 그 믿음을 고치려고 한다. 잘못된 판단을 내렸는데 그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입증된다면 충분히 의심할 만한 이유가 생긴 바로 그 믿음을 수정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지난 9월 시민단체 회원들이 한 국회의원이 가짜뉴스를 유포했다며 국회 앞에서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인간은 늘 그런 선택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인간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이성적으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때로 인간은 합리적인 판단과는 거리가 멀고 이성적인 사고 및 행동과는 어긋나는 길을 가기도 한다. 특히 주위에 자신과 같은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을수록 비합리적인 경향성이 더욱 강화된다. 잘못된 믿음을 공유하는 사람과 함께한다면 때로는 터무니없는 오류마저도 합리화할 가능성이 클 것이 뻔하다. 이를 두고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하여도 무방할 것 같다.

확증편향이란 본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이러한 확증편향은 가짜뉴스를 양산하는데 영향을 미치며, 이렇게 해서 양산된 가짜뉴스는 확증편향을 더욱 강화시킴으로써 악순환의 연결고리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소셜미디어 역시 정보를 걸러내고 제공하는 방식을 통해서 확증편향을 더욱 강화시킨다. 확증편향이 정치적 신념과 결합하면 위험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러므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데올로기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편파적인 정치적 이념은 우리를 잘못된 길로 안내하며, 세계관을 편협하게 만들고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하도록 심리적인 통제를 하기도 한다.

오늘날 많은 국민들은 편향적인 뉴스를 접하노라면 짜증과 함께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입을 모은다. 뉴스는 과도하게 높은 수준의 성공과 아름다움을 보도하여 이미 존재하는 자연의 잔인한 위계질서를 한차례 더 세분화함으로써 더욱 가혹한 위계질서를 만든다고 한다.

뉴스가 부가하는 위계질서는 다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에도 전혀 유익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증편향적인 매체들은 사회적 계급을 세분화하여 불평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일에 몰두하고 편 가르기에 여념이 없는 것 같다.

확증편향적인 언론매체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크다. 그러기에 언론매체는 자고로 본래의 기능인 팩트만을 보도해야한다. 아울러 권력기관을 감시하여 권력이 어느 특정 기관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상호 견제하는 민주적인 시스템 하에서 누구나 평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를 실현하는데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구병두(전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과 교수 및 (사)한국빅데이터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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