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옥환기자 |
2020.12.23 15:50:34
한진중공업 매각 절차가 한참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산업은행의 주도하에 우선협상대상자로 ‘동부건설’이 선정돼 부산지역 내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23일 오후 3시 부산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결정을 내린 한국산업은행에 대해 “몹시 실망했다”며 유감을 강력히 표현했다.
그러면서 변성완 대행은 “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이 부산의 경제와 국가 기간산업의 미래보단 ‘개발 중심의 경제적 논리’에 따른 것 같아 실망을 금치 못하는 상황”이라며 “한진중공업이 산업과 고용을 실질적으로 유지,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산업은행에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 시 다음과 같은 조건을 요구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부산시의 요구사항은 ▲한진중공업의 매각은 장기적으로 부산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 ▲매각 절차는 조선업, 고용의 유지를 전제로 부산의 충분한 공감대 확보 하에 공정하게 진행할 것 ▲한진중공업 부지는 개발을 통한 이윤 창출만을 목적으로 하는 난개발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할 것 총 3가지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지난 1937년 국내 최초의 조선소로 설립된 뒤 조선업이 국내 주력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부산시는 영도조선소가 부산 경제를 상징하는 존재로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고 있기에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앞서 과거 한진해운은 한국산업은행의 지원 포기로 인해 파산 절차를 밟은 아픈 기억도 있다. 이번 산업은행의 결정이 한진해운에 이어 부산의 대표기업인 한진중공업도 중대 기로에 놓인 것으로 지역계는 해석하고 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향후 매각에 성공해 업종 의무 유지기간인 3년이 지나 영도조선소를 해체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변성완 시장 권한대행은 “향후 시는 영도조선소 부지의 부동산 가치만을 우선시한 개발 사익을 추구할 경우 용도변경 불허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난개발로 이어질 고리를 사전에 철저히 끊을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