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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배달 현실 될까?…‘배민 프로젝트’가 말하는 것

[인터뷰] 김요섭 배달의민족 로봇사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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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0.12.08 09:39:38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경기 수원시 광교의 주상복합 아파트 '광교 앨리웨이'에서 실외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드라이브'를 투입해 배달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로봇이 주문한 제품을 가져오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배달 전문 브랜드 ‘배달의 민족(배민)’을 운영 중인 ‘우아한 형제들’이 인공지능(AI) 배송에 집중한 지 약3년 만에 자율주행 로봇 상용화에 나선 것. 배민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CNB가 지난달 30일 배민의 로봇 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요섭 이사(로봇사업실장)를 만났다. (CNB=김수찬 기자)

 

3년 노력 결실…배달 로봇 상용화 눈앞
인간과 협업 통해 배달시간 획기적 단축
빅데이터·관제시스템·법규 등 산 넘어 산
“끝없이 도전하며 극복하겠다” 의지 천명


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은 지난 2018년 6월 창립 8주년 기념식에서 ‘배달의민족이 꿈꾸는 가까운 미래 배달로봇 라이프’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자율주행 로봇이 음식과 약, 신문 등 다양한 물품을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내용이 담겼다. 물품 주문자와 제공자만 있을 뿐, 중간 배달상은 없다. 배달은 오직 로봇 몫이다. 배민은 해당 영상을 통해 2022년까지 로봇을 통한 배달이 일상화가 되리라 전망했다.

이후 배민은 지난해 10월 실내용 배달 로봇 ‘딜리타워’와 실내 서빙 로봇 ‘딜리프레이트’를 출시했다. 딜리타워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시범 운행됐고, 딜리플레이트는 전국 186곳에서 사용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실외 전용 배달 로봇 ‘딜리드라이브’를 선보이면서, 건국대 서울 캠퍼스와 주상복합 아파트 ‘광교 엘리웨이’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9월 실내외 통합 자율주행 로봇 ‘딜리Z’를 출시하며 배달 로봇의 상용화를 예고했다.

이처럼 배민이 로봇 개발에 올인 하는 이유에 대해 김 이사는 “기계와 인간이 협업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로봇이 사람 일자리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사람의 일자리를 지켜주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요섭 배달의민족 로봇사업실장.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 지난해부터 배달 로봇 ‘딜리드라이브’를 시작으로 ‘딜리타워’와 ‘딜리Z’ 개발이 완료됐다. 배민이 배달 로봇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배달의민족 주문은 매년 50% 이상 늘어나고 있다. 주문 성장세를 보면 먼 미래에는 이 모든 배달을 라이더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할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더 많은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배달 로봇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또한 배민은 ‘배민라이더스’와 ‘배민키친’, ‘배민상회’ 등 음식과 관련한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기존 서비스에만 안주한다면 급격하게 변화하는 소비 환경과 생활 패턴에 대응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본다. 그래서 끊임없는 도전과 새로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배달 로봇 역시 이러한 혁신적인 시도 중 하나다.

- 배달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어떤 기업과 협업하고 있는지.

배달 로봇에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라이다(Lidar, 지형측량에 사용되는 레이저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많은 협력 업체의 도움이 필요하다. 각 건축물에 들어가는 엘리베이터, 통신 시설 등과의 원활한 연동을 위해 현대엘리베이터, SK텔레콤 등과 같은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업체와 4곳 정도의 국내 중소기업들과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배민은 IT회사이기에 소프트웨어 개발은 가능하지만, 그 외에 부분은 협력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로봇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협력하고 있는 중소기업들도 함께 성장해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 실외 환경에서는 장애물, 이동 경로, 엘리베이터 탑승 등 수많은 변수가 있을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자율주행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로봇이 다녀야 하는 길을 만드는 지도를 그린다. 로봇은 다양한 센서를 통해 지도상에서 움직이게 된다. 실내, 실외 자율주행은 다른 점이 많아서 사용하는 센서나 구조들도 조금씩 상이하다.

또 로봇이 건물 안을 자유롭게 오가기 위해서는 통신을 통해 자동문이나 엘리베이터와 연동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배민 주문과 연계는 물론 로봇을 관제하고 모니터링을 하는 대응도 필요하다. 더 나아가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기 위해서 필요한 HRI(인간과 로봇 상호 작용) 기술도 연구 중이다.

안전에도 신경 썼다. 딜리Z는 외관 전체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부드러운 소재의 에어백이 장착되어 있다. 배달 도중 충돌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충격이 발생하면 이동을 중단하고 LED를 통해 주변에 상황을 알리는 기능을 장착했다. 전후방에는 야간전조등과 브레이크등을 장착하고, 깃발에도 LED 라이트를 적용해 동작 상태를 주변에서 알 수 있게 했다.

 

지난 8월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 있는 H AVENUE 건대점에서 ‘로봇배달 룸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실내용 배달 로봇 딜리타워의 모습이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 시범 운영되는 장소(광교 엘리시아, 건국대 등)를 선정한 기준은 무엇인가? 반응은 어땠는지.

현재 도로교통법상 배달 로봇은 인도를 다닐 수 없다. 로봇을 야외에서 운행하려면 허가를 받은 사유지 등 제한된 공간에서만 가능하다. 이 같은 이유로 광교 엘리웨이, 건국대 캠퍼스 등을 시범 운영 장소로 선정했다. 고객들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비대면 서비스로서의 장점도 있지만, 내가 할 일을 로봇이 대신해준다는 편리함이 큰 호응을 이끌었다.

- 해외 시장의 경우 배달 로봇 사업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잘하고 있는 업체는 ‘스타쉽 테크놀로지’라고 생각한다. 아마존도 ‘스카우트’라는 배달 로봇을 만들고 서비스하고 있지만 주로 평일에 운영하고 앰버서더라는 안전요원이 따라다니는 걸 보면 아마존도 배민과 비슷한 수준이란 생각이 든다. 스타쉽 테크놀로지와 아마존 스카우트는 실외에서만 주행하고 있다. 한국이나 싱가포르처럼 실내외를 주행해야 하는 환경을 고려했을 때에는 배민이 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만큼은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도 충분히 우위에 있다고 본다.

 

- 국내 배달로봇 서비스가 상용화되기까지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하나. 배달로봇의 도입으로 달라지는 것은?

지난해 시범 운영한 실내용 배달 로봇 딜리타워의 경우 상용화 전인데도 벌써 30여 곳에서 유상 도입을 원하고 있다. 시범 운영 결과 라이더들의 배달 시간이 평균 5분에서 최대 16분까지 단축될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라이더들 역시 “나 대신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는 로봇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가장 많이 주셨다. 따라서 향후 2~3년 후에는 배달 로봇이 라이더들을 도와 더 많은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딜리드라이브나 딜리Z의 경우 실내외 주행이 기술적으로 어렵기도 하고, 공공도로의 경우 규제에 대한 부분이 있어서 2022년쯤에 상용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배달 로봇의 확산으로 라이더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란 의견이 나올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실제로 배달 로봇의 속도나 주행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아직 배달 로봇이 라이더를 대처하기에는 멀었다”라고 말한다.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모든 것이 다 가능할 것처럼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외부 환경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다. 계단이나 수동문 등은 아직 로봇이 열 수가 없지 않나. 그렇다 보니 비교적 주행이 가능한 아파트 환경에서만 테스트하고 있다. 따라서 배달 로봇이 라이더를 대체한다는 건 사실 굉장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신에 라이더들을 효과적으로 돕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CNB=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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