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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구글·애플 ‘수수료 장사’에 반기 든 게임사들…이길 가능성은?

“재주는 곰이, 돈은 왕서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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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0.10.03 10:59:12

애플리케이션 플랫폼(마켓)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가 게임사들에게 부과하는 수수료가 과다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각사)

구글과 애플이 게임을 구동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의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고 있어 게임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며 집단소송에 나섰지만 승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재주는 곰(게임사)이 넘고 돈은 왕서방(구글·애플)이 번다’는 속담이 현실에서 계속되는 중이다. 답은 없는걸까? (CNB=김수찬 기자)

‘통행세 30%’ 앉아서 돈버는 구글·애플
게임사들 “수수료 낮춰달라” 집단 소송
‘오랜 관행’ 독과점 아니라는 해석 우세

 


“수수료 30%, 너무해”



애플리케이션 플랫폼(마켓)의 수수료가 과다하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적정 수수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수수료 논란에 대해 불씨를 댕긴 주인공은 미국의 게임제작사 ‘에픽게임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2018년 말 구글과 애플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과다하다며 우회 결제 시스템을 만들었다가, 자사 대표작 ‘포트나이트’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삭제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애플을 독과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국내 일부 IT 업체와 개발사들도 동참하고 나섰다. 온라인 공동소송플랫폼 ‘화난사람들’은 다음달 23일까지 과다 수수료 문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 위해 피해 업체들을 모집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해당 법정 공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픽게임즈가 승소할 경우 게임업계의 해묵은 갈등인 ‘수수료 30% 정책’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과 구글의 앱 플랫폼인 ‘앱 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 입점한 게임사는 인앱 결제(내부 결제 시스템) 시 결제 대금의 30%를 내야 한다. 1만원짜리 게임 아이템을 구매할 경우 7000원은 게임 업체가 갖고, 3000원은 구글이 갖는 방식이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이 수수료가 과다하다며 비판을 꾸준히 제기했다. 수수료율이 높아 앱 가격과 개발 비용이 올라가며, 개발사들의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이유다.

여기에 게임사뿐만 아니라 콘텐츠 앱 개발사들 역시 수수료 인하를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7월 구글이 30% 수수료 정책을 음원과 동영상, 웹툰 등 다른 콘텐츠 앱에도 적용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다. 그간 구글은 게임사에만 30% 수수료 정책을 적용해왔지만. 내년 8월부터 모든 콘텐츠에 확대할 예정이다.

이태희 교수가 지난달 21일 홍정민 의원실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공동 주최한 '인앱 결제를 강제하려는 구글과 디지털 주권' 토론회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정민 의원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



구글과 애플 등 앱 플랫폼 사업자가 국내 게임 시장에서 가져간 결제 수수료는 얼마나 될까? 단순 매출액으로 분석했을 때 지난해에만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21일 이태희 국민대 교수는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공동 주최한 ‘인앱 결제를 강제하려는 구글과 디지털 주권’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수수료 현황을 발표했다.

이태희 교수에 따르면 2019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은 약 4조9230억원으로, 이 중 30%인 1조4761억원이 인앱 결제 수수료로 구글·애플 등 앱 플랫폼 사업자에게 돌아갔다. 기업별로 보면 ▲엔씨소프트 2997억원 ▲넷마블 6074억원 ▲넥슨 2401억원 ▲컴투스 1395억원 등이다.

이는 모바일 게임 비중이 높은 주요게임사들의 지난해 전체 수익보다 많다. 넷마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7억원, 컴투스는 1270억원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말이 나오기 충분하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4790억원)의 약 60%를 결제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

중소 게임사일수록 인앱 결제 수수료 부담은 더 컸다. 베스파·선데이토즈·넵튠은 지난해 인앱 결제 수수료를 포함한 지급 수수료가 영업비용의 19.4~49.7%를 차지했다. 또 이들 기업의 지급 수수료는 직원 급여의 2.4~2.8배, 연구개발비의 3.4~4.4배에 달했다.

이 교수는 “모바일 게임산업은 스타트업이 경쟁을 할 수 없는 구조”라며 “구글과 애플의 주장처럼 인앱 결제가 갖는 이점이 있다 해도, 수수료가 스타트업의 주요 비용 요소로 작용한다면 선순환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내 게임업계는 앱 사용 수수료 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지스타 2019를 찾은 관람객들이 각종 신작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스스로 정해놓고 왜?” 이길 가능성 낮아



국내 게임업계는 이번 사태로 수수료 인하가 현실화된다면, 큰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하는 눈치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CNB에 “게임 퍼블리싱과 유통 과정에서 앱 플랫폼인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번 사태로 수수료 정책이 인하된다면 게임사 입장에서는 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사와 많은 콘텐츠 개발자들이 30% 수수료를 비싸다고 생각한다”며 “수수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개발사는 서비스 이용료를 인상할 것이고,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 역시 “수수료 비용이 절감된다면 기획이나 개발, 마케팅, 인력에 투자할 여력이 생길 수 있다”라며 “질 높은 게임을 만들기 더욱 용이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수수료 인하 현실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30% 수수료율 자체만으로 독과점, 불공정 행위로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CNB에 “과거 게임사들은 앱 플랫폼 시장 초기에 30% 수수료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자발적인 참여로 생태계를 키워 온 상황에서 ‘30%’라는 수치만으로 불공정, 독과점이라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글이 음원, 영상, 웹툰 등 다른 컨텐츠에 대해서는 30% 수수료 정책 확대 방안을 철회한다 하더라도, 게임사에는 애초부터 30% 수수료를 물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인하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CNB=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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