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제21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각 지역구 출마자들의 윤곽이 거의 잡혀가고 있는 가운데 서부산 ‘낙동강 벨트’의 중심지 사상구의 경쟁도 볼만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대표적인 대결 모양새는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인 장제원 의원(미래통합당)과 이에 도전하는 19대 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던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서고 있다.
일찌감치 사상구에 민주당의 공천을 받은 배재정 후보는 선거를 준비하며 지난 1년 4개월여 기간 동안 사상구 지역위원장직을 맡으며 사상구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CNB뉴스’와 만난 배재정 후보는 “사상이 원하는 국회의원은 사상의 자부심이 되는 품격있는 국회의원이라 생각한다. 저는 품격있는 국회의원으로서 철저히 사상의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총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배재정 부산시 사상구 후보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 지난 20대 총선 후 4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준비해온 시간들을 되돌아본다면?
4년 동안 절치부심의 시간이었다는 말씀을 우선 드리고 싶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017년 헌정 최초 여성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된 뒤 1년 5개월 정도 여러 국정 및 외교 경험 등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그 직전에는 대선을 치르기 전 촛불혁명 당시 당원동지들, 사상구민들과 함께 서면 거리에서 촛불혁명 현장의 주역 중 한 사람으로 역할 했다 자부한다. 문재인 정부 초기, 이낙연 총리 비서실장을 하다 스스로 그만두고 사상으로 내려와 1년 4개월 정도 사상 곳곳을 누비며 주민들과 함께했다. 정말 의미 있게 보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새로운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아이디어를 어떻게 내서 주민에 가까이 갈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그중 2가지 정도 즐겁게 지역 활동에 참여했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하나는 당원과 지역 지지자들과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장보기 행사를 한 달에 2번 정도 했었다. 장 보는 것은 가정마다 꼭 하는 일이지 않나? 사상 지역 시장들을 돌아가면서 찾았는데 평소 마트나 온라인으로 장을 보던 분도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카트를 끌고 왔다. 정치인들은 보통 시장에 가면 상인들과 만나거나 명절 인사하는 정도인데 우리는 장을 보며 실질적으로 도움드리려 했다. 참여한 사람도 싸고 좋은 시장 물건을 샀던 행사로 기억한다.
또 꾸준히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당에 가서 봉사활동을 해왔다. 어르신들에게 미용 마스크 팩을 붙여드리고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라 드리니 너무 좋아하시더라. 80~90세 되시는 어르신들이 “내 평생 이런 거 처음 받아본다” “시집올 때 한 번 해보고 못 해본 걸 해봤다”는 분도 계시고 호강이라며 좋아하셨다.
그런 지역 활동을 통해 함께 사상 주민들과 가까워지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의미 있고 즐거웠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고 구민들을 만나려 노력했다. 그렇게 4년을 보내왔다고 선거운동을 하며 구민들에게 말씀드리고 있다. 4년 동안 절치부심해 강단이 달라졌다. 또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 경험과 네트워크를 갖고 사상을 일으키는 힘이 되겠다.
- 부산은 여성정치인이 살아남기 힘들다는 일각의 시각도 있는데, 올해 여성공천이 역대 최다라고 한다. 본선에 합류한 배 후보도 여성 후보로 여성의 정치 활동에 대한 소신이 있다면?
4년 전 총선에서는 부산 18개 지역구 민주당 여성후보는 저 혼자였다. 최근까지도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18명 가운데 저 혼자였다. 지난해 수영구 강윤경 위원장, 금정에 김경지 위원장이 임명됐고 이번에 최지은 후보가 북강서을에 되며 4명의 여성 후보가 올라와 22.2%를 기록했다. 이것도 괄목할만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물론 미흡한 점도 있겠다. 당초 여성공천 30%란 목표를 생각하면 살짝 미치지 못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당 입장에서 생각하면 지역민들은 당선 가능성을 본다는 현실이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 부분과 우리 당에 당선이 얼마나 가능한지 그 2가지의 가치 말이다. 부산같이 어려운 곳에서 민주당의 당선 가능성도 중요하기에 둘 다 버릴 수 없는 가치라 생각한다.
덧붙여 과거 30년 부산은 특정 정당의 텃밭이었다. 사람들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고 말하던 때, 그런 곳에 왜 여성 정치인을 키우지 않았는지 이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상대 당에서 사실은 더 전략적으로 여성 정치인을 키우고 공천 기회를 줬다면 지금 훨씬 여성의 정치 저변이 넓어졌을 것이다. 그런 노력을 안 한 사실을 비판하는 것이다.
여성 후보들도 열심히 해 가능성의 문을 더 열어야 할 의무가 있다. 지역민들에 검증을 시켜드려야 한다. 여성 후보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고 지역에서 선택받을 수 있으며 정말 열심히 해 바꿀 수 있단 것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
- 이번 총선 상대는 전국구로 유명해진 사상 지역구 장제원 국회의원이다. 선거에서 이를 극복하고 승리할 전략이 있다면?
상대 후보를 굳이 언급하고 싶진 않다. 다만 전국구로 유명해졌다고 했는데, 무엇 때문에 유명해졌는지는 주민들이 판단할 것이다. 사상이 원하는 국회의원은 사상의 자부심이 되는 품격있는 국회의원이라 생각한다. 저는 품격있는 국회의원으로서 철저히 사상의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지역구 발전을 이야기하자면 지난 수십 년의 세월을 얘기하고 싶다. 동부산은 사실 서울에서 온 사람을 비롯한 다수가 ‘외국 같다’ ‘홍콩 같다’ 그렇게 말한다. 이는 개발이 편중됐으며 동부산 개발 과정에서 숱한 물의도 일어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7~80년대 부산 경제를 일으킨 사상은 방치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저평가된 게 현실이다. 그것을 누가 만들었나? 지난 수십 년간 부산을 좌지우지했던 정치 권력이 그렇게 만들었다.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부산에서 기적적인 압승을 하며 사상이 변하고 있다. 먼저 40년 숙원사업이었던 부산구치소 이전 문제가 지난해 법무부와의 협약으로 강서구로 이전하기로 결정됐다. 강서구 주민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최근 해당 지역이 교도소와 구치소가 같이 들어가기에 최적의 장소가 아니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지부진하던 구치소 이전 문제가 빨라졌다.
또 사상을 비롯한 서부산에 기찻길이 도심을 가로지르고 있다. 사상만 봐도 평지에는 공단이 조성된 반면 아파트 등은 전부 산에 위치해 있고 그 사이를 기찻길이 가로막고 있어 굴다리를 통해 차로 지나가거나 걸어가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철길 지하화 공약한 것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변화의 단추가 열렸고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부산대개조 비전선포식에 와서 밝혔던 사상-해운대 대심도 사업도 추진한다.
사상공단에 대해서도 얘기하자면 7~80년대 부산을 먹여 살린 공단을 말로만 스마트시티로 조성하겠다던 과거와 달리 지난해 말 용역 결과가 나와 제대로 된 스마트 산단의 모습을 만들 기초작업을 최근 시작했다.
이 모든 게 불과 2017년 이후에 일어난 일이다. 그렇게 민주당이 사상을 위한 변화의 단초를 놓은 것을 국회의원은 제대로 진척시키고 해야 할 무거운 책무가 있다. 그걸 누가 하겠나? 현 대통령 민주당, 정부 여당 민주당, 부산시장 민주당, 사상구청장 민주당, 그 힘과 네트워크로 이 일을 제대로 완수할 여당 국회의원이 되겠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
- 지난 대선부터 지방선거까지 민주당의 압승으로 평가받는데 그만큼 이번 총선이 중요할 것 같다. 부산은 소속 정당이 선거구 과반을 차지할지 전망하자면?
전망하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의 의미에 대해 얘기하자면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한 정부다. 대한민국의 수십 년간 쌓인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열망에서 시작됐다. 반면 출범 이후 2년여 동안 국회 모습을 보면 최악의 국회란 얘기가 많을 정도다. 현재 정부가 하고자 하는 일을 돕기보단 발목을 잡고 딴지 걸며 모든 것을 훼방 놓는 모습이 많았다.
지방선거와 대선을 이겼지만 바뀌지 않았던 것이 국회 권력이다. 이것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방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때문에 이번 총선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있어 일종의 키를 잡고 가는 선거라 생각한다.
총선에서 민주당이 국민선택을 제대로 받아야 대통령이 추진하고자 하는 남북 교류 협력, 적폐 청산을 할 수 있고 나라다운 나라로 만들겠단 의지를 실현할 힘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보수의 아성이었다고 할 수 있는 부산의 선거 결과가 지난 지방선거에는 민주당이 압승이었지만, 총선이란 과정을 통해 여야가 제대로 경쟁하며 부산을 발전시킬 기회를 얻느냐 없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선거라 생각한다.
-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전체적으로 움츠러들었는데, 21대 국회 출범 후 여의도로 올라간다면 부산지역 경기침체 해결을 위해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코로나19 감염증은 정말 미증유(未曾有)의 사태다. 21대 국회 출범 이후가 아니라 저는 지금 후보로 있으면서 긴밀히 청와대, 정부, 우리 당 국회의원 후보들과 지금 많은 의견도 나누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2주 전쯤 재난극복 소득을 50만원 정도 지급해야 한다고 기자회견도 열고 추경만으로는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제언하는 등 액션을 벌써 취하고 있다.
이는 당선 이후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도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분이 많기에 그렇다. 추경은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며 재난 기본소득은 그 불을 끈 뒤에 일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어려운 마당에 이를 수습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다.
세계가 코로나19의 여파로 각자 국경을 봉쇄하며 교역이든 사람 이동이든 멈춰서게 되자 이 상황이 마치 1920년대 대공황의 재현이란 얘기도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도 기본소득 개념으로 국민에 1000달러를 지급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일반적인 경기침체를 극복할 대책 수준에 머물 수 없는 위중한 상황이다.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현재 서민의 삶이 피폐해질 대로 피패해진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며 국내 경기를 살리는 등 숨통을 틔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21대 국회가 들어설 때까지 대책을 기다리면 그건 정말 늦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 끝으로 구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상이 미래로 나아가느냐, 그렇지 못하고 여전히 방치되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으로 머물 것이냐. 이것을 선택하는 것이 사실 사상에서 보는 이번 총선의 의미라 본다면 힘과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집권여당의 국회의원 후보, 배재정이 나서 사상 발전의 초석을 제대로 키우겠다. 사상의 자부심이 되겠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사상이 키운 배재정이 사상을 크게 키우고 우뚝 세우겠다.
(취재=CNB뉴스 부산 변옥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