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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요즘 ‘흥’한다는 사이버 모델하우스, 이게 최선입니까?

아무리 ‘묻지마 투자’라지만…‘가상공간’ 체험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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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0.03.09 09:20:11

주요 건설사들의 사이버 모델하우스.(사진=각사)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한달이 지나도록 가라앉지 않자 주요 건설사들의 분양 마케팅이 ‘사이버 모델하우스’에 집중되고 있다. 과거처럼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방문객을 맞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을 ICT 기술로 돌파하려는 시도다. 문제는 상당수 건설사의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그닥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 최근 공개된 주요 건설사 가상체험 공간들의 실태를 점검해봤다.(CNB=정의식 기자)

360도 이미지·소개 동영상 제공
발품 안팔고 전염병 우려 없지만
대부분 프로그램 완성도·현실감↓


입구에서 도로변까지 길게 늘어선 입장객들, 혼잡하고 어수선한 상담창구, 발디딜 틈 없이 꽉 찬 내부 관람 동선 등 돗떼기 시장을 연상케했던 분양 현장의 견본주택(모델하우스) 풍경도 이젠 옛말이 됐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급격한 확산 때문이다.

상당수 건설사들은 분양을 아예 연기하는 강수를 선택했지만, 예정대로 분양을 강행하는 곳도 많다. 이들은 여전히 견본주택을 준비해 개관하고 있지만, 과거처럼 대규모 인원에게 개방하는 방식이 아니라 청약 당첨자만 사전 예약제를 통해 순차적으로 찾게 하는 등 방문인원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칫 방문객 중에 확진자가 한명이라도 나온다면 흥행은 차치하고 심각한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견본주택 폐관 및 사이버 모델하우스 운영 안내.(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주목받는 대안이 ‘사이버 모델하우스’다. 그간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 대부분은 분양 홈페이지에 ‘e-모델하우스’ 또는 ‘사이버 모델하우스’라는 명칭으로 이같은 서비스를 운영해왔는데, 최근에는 이 서비스에 한층 더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청라 힐스 자이(GS건설),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대우건설, SK건설),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중흥건설) 등도 모두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오픈했으며, 이달 분양 예정인 쌍용 더플래티넘 오목천역(쌍용건설), 검단신도시 대성 베르힐(대성건설), 포레나 부산 덕천(한화건설) 역시 오픈을 준비 중이다.

‘가상공간’ 들어가보니…한계 ‘뚜렷’

현재 운영 중인 청라 힐스 자이,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 등의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둘러보고 차이점과 장단점을 비교해봤다.

첫번째는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4동 2478번지 일원을 재건축하는 ‘청라 힐스 자이’다. 이곳은 지난달 21일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분양을 시작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타를 맞은 지역이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현장이다.

청라 힐스 자이는 분양 홈페이지 우측에 관련 배너를 크게 배치해 사이버 모델하우스로의 접근을 유도하고 있다. ‘사이버 모델하우스 둘러보기’와 ‘e모델하우스’, ‘자이TV’ 등이 관련 메뉴인데, 먼저 ‘사이버 모델하우스 둘러보기’를 선택하면 ‘세대 안내 동영상’ 메뉴로 이동해 ‘통합 영상’이라는 명칭의 상세한 가이드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청라 힐스 자이의 세대 안내 동영상.(사진=GS건설)

약 15분 길이의 통합 영상에는 여성 가이드가 등장해 실제 견본주택 내부를 보여주며, 단지 미니어처와 주변의 입지조건, 내부 구성, 특장점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이어 59㎡, 84㎡A, 84㎡C 등 세 평형 세대의 내부를 가이드가 안내해주는 영상이 이어진다. 구성은 부동산 관련 유투버들의 영상과 비슷하지만, 좀더 정돈된 느낌을 준다. 각 세대 동영상만 따로 보는 메뉴도 있다.

‘e모델하우스’ 메뉴는 360도 VR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이용한 세대 내부 소개 코너다. 거실과 침실, 부엌, 현관 등으로 나뉘어 각각의 부분을 상세히 둘러볼 수 있게 했는데, 실제 견본주택 내부를 그대로 재현했다.

이외에 ‘자이TV’를 선택하면 여러 분양현장 소개는 물론 각종 부동산 관련 정보와 청약 팁 등을 소개하는 영상이 가득한 자이TV 유투브 채널로 이동할 수 있었다.

마우스를 활용한 둘러보기, 확대, 축소, 이동 등이 편리했지만 역시 사이버 공간이다 보니 현실감은 떨어졌다. 건축자재를 직접 만져볼 수 없는 상태에서 화려한 동영상에만 의존해야하는 점은 어쩔 수 없는 단점이다.

360도 영상 조작감 ‘불편’…동영상도 ‘부실’

두번째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209-14 일원에 들어서는 3603가구 대단지 아파트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다. 지난달 14일 오프라인 견본주택 없이 사이버 모델하우스만 오픈하고 분양을 시작했다.

분양 홈페이지 메뉴에서 ‘e-모델하우스’ 메뉴를 선택하면 59㎡A, 74㎡B, 84㎡ 등 세 평형의 내부를 볼 수 있다. 이외에 ‘단지모형영상’이라는 메뉴를 선택하면 미니어처로 구현된 단지 내부를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다.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사이버 모델하우스,(사진=대우건설,SK건설)

아쉬운 건 360도 VR 이미지로 구성된 e-모델하우스의 조작감이 좋지 않다는 점. 둘러보기, 확대, 축소, 이동 등의 마우스 조작이 일반적인 유투브 360도 VR 영상의 그것과 반대로 움직여서 적응하기가 힘들었으며, 조금만 마우스를 움직여도 카메라가 심하게 위아래로 움직여 살펴보기가 쉽지 않았다.

동영상 역시 가이드도, 나레이션도 없이 영상 위에 홍보 문구만 덧입혀진 영상물이어서 집중도가 떨어졌다. 각 세대의 내부를 둘러보는 영상도 존재하지 않았다.

세번째인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의 사이버 모델하우스 역시 비슷한 모습이었다. 경기도 하남시 위례택지개발지구 A3-10블록에 들어서는 475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 역시 지난달 14일 오프라인 견본주택 없이 사이버 모델하우스만 열어 분양에 돌입했다.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 사이버 모델하우스.(사진=중흥건설)

이곳 역시 분양 홈페이지에서 ‘사이버 모델하우스’ 메뉴와 ‘단지모형도 영상’만 제공했는데, 사이버 모델하우스의 경우 101㎡, 103㎡ 두 평형의 내부를 360도 VR 이미지로 보여줬지만, 앞서와 마찬가지로 마우스 조작이 일반 VR 영상과 반대여서 불편했고, 마우스 조작 감도도 좋지 않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분양 홈페이지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했지만, 많은 건설사가 이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가뜩이나 오프라인 견본주택에 비해 현장감이 떨어지는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편의성마저 부족하다면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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