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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드 ‘너의 모든 것’, 약자에 대한 관심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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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0.02.13 16:46:18

 미국 드라마, ‘너의 모든 것(원제: YOU)’. (사진=드라마 영상 캡처)

 

 

*미드 ‘너의 모든 것’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너의 모든 것’이라는 미드(미국 드라마)가 있다. 지인 추천으로 장작 7시간을 들여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봤다.

주인공은 서점 매니저인 ‘조(Joe)’라는 남성이다. 그에게는 마음에 쏙 든 여자가 있다. 이름은 ‘벡(Beck)’. 착해 보이는 인상, 다소 요란한 팔찌, 뒤로 묶어 올린 금발머리의 여성이다. 조는 고작 몇 분만으로 그녀에 대한 관찰을 끝내고 자신의 여인으로 만들 결심을 한다. 그리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그녀를 찾는다. 별다른 노력 없이도 직업, 가족, 친구, 취미 등을 알아낸다.

이후 그녀에 대한 집착은 더 강해진다. 조는 스토커가 된다. 벡의 집을 찾아가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집을 비웠을 땐 몰래 잠입해 뒤를 캐기까지 한다. 그녀 주위를 배회하며 관계를 갈구하고, 사랑에 방해가 되는 벡의 주변 인물들을 차례대로 살해한다. 마지막에는 벡마저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렇듯 드라마는 사이코패스 남성이 여성을 스토킹하는 내용이다. 스토킹은 ‘몰래 접근하다’ ‘미행하다’라는 뜻의 영단어 ‘Stalk’에서 유래된 말이다. 스토커는 본인이 일방적으로 관심 있는 상대를 병적으로 쫓아다니는 사람으로, 이 같은 행위를 스토킹이라 부른다.

단순히 드라마의 한 내용으로 치부하기에는 우리나라 곳곳에서도 이러한 범죄가 만연해 있다.

지난달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인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스토킹 범죄 건수는 583건이었다. 스토킹을 경범죄로 처벌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많다. 연도별로 보면 2013년 312건, 2014년 297건, 2015년 363건, 2016년 557건, 2017년 438건, 2018년 544건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개념 정립과 법적, 사회적 대책 마련은 미미한 실정이다.

지난 10일 오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혼자 사는 여성은 왜 신고가 아닌 이사를 선택할까?’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서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현재 스토킹 범죄는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으로 분류돼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5만원 미만 과료형 정도의 처벌만 받고 있다”며 “제대로 된 ‘스토킹 처벌법’ 제정을 20년 가까이 외치고 있는 여성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있지만, 이는 여전히 잠시 논의되는 과정에 그치는 등 실질적 입법 절차가 미뤄지며 여성들은 끊임없이 공포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험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우리 국민을 관찰해보는 건 어떨까? CCTV, 안심귀가서비스 현황과 같은 공익을 위한 안전시설 등 주거환경 실태를 정기적으로 파악해 이들이 주거생활에서 느끼는 극도의 불안감과 공포감을 덜어주길 희망한다. 세계적 수준의 치안을 유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위상에 걸맞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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