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옥환기자 |
2020.02.11 16:58:48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총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본상 네 개 부문을 석권하며 외국어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받아 한국영화 101년 역사와 92년 아카데미의 새 역사를 썼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기생충의 이번 수상에 대해 “한국영화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영화의 유력 브랜드로 부상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주류 우선주의로 비판받아온 할리우드가 한국영화를 수상함으로 그간의 한계를 허물고 아시아 영화, 비주류, 소수자 등을 포용할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세계영화사의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 볼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뉴욕의 아주 오래된 극장에서 ‘기생충’ 첫 상영을 하던 날이 기억난다. 질의응답을 하던 중 쥐가 객석 뒤로 지나가는 것을 봤다”며 “초현실적인 느낌이 들면서 그게 행운의 상징이었던 것 같다. 쓸데없는 소리를 했다”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영진위 관계자는 “이번 수상의 성과를 발판으로 기생충과 같은 창의적인 영화가 제작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제2, 제3의 봉준호 감독이 나올 수 있도록 한국영화아카데미 교육과정을 보다 확대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100년을 열어나가는 시금석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진위는 봉준호 감독이 일으킨 한국영화 브랜드 열풍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와 협력해 이달 말 열리는 베를린국제영화제부터 ‘Young Korean Cinema' 캠페인을 진행, 젊은 영화인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