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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새해 제약업계, ‘오픈 이노베이션’에 사활 “왜”

‘수출 대박’ 지름길? 너도나도 뛰어든 이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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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0.01.31 10:54:20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과 대학, 정부기관, 스타트업 등이 협력해 서로가 갖고 있는 연구개발(R&D) 영역에서의 문제해결과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해 제약사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사업 전략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의 컨소시엄 결성을 통해 더욱 많은 제약사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R&D에 집중하고 있는 유한양행 연구원들의 모습. (사진=유한양행)

 

제약업계가 새해 전략을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설정해 주목된다. 이는 기업이 아이디어와 기술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미 국내 대형 제약사들은 수년전부터 이를 핵심 사업전략으로 채택해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제약사의 경우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CNB가 현황을 들여다봤다. (CNB=전제형 기자)

‘벤처’와 손잡고 자체기술 극대화
다국적제약사와 경쟁서 선점효과
‘공동투자’라 리스크 부담도 덜어


현재 제약업계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기업으로는 유한양행, 일동제약, 동아에스티 등이 대표적이다.

유한양행은 2015년부터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 하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해오고 있다. 국내를 비롯해 세계로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확장해 개방, 가치창출, 이익창출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글로벌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실제 2018년 미국 샌디에이고와 보스턴, 2019년 호주에 설립한 현지법인을 통해 신규 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다.

유한양행의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의 핵심은 신약 물질의 효능 및 독성을 평가하는 전임상 연구, 초기 임상연구를 통한 중개연구 등 회사의 고유한 노하우를 외부업체와 기술공유해 실질적인 개발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 한마디로 기술력을 극대화해서 글로벌 제약 시장에 기술을 수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유한의 기업 비전인 ‘Great YUHAN, Global YUHAN’을 달성,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왼쪽부터)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 이원식 아이디언스 대표, 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가 양해각서 서명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일동제약)

 

일동제약은 바이오벤처와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파킨슨병, 환반변성 등 난치성 질환 관련 바이오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먼저, 국내 벤처 ‘셀리버리’와 공동 개발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iCP-Parkin’의 비임상 시험을 들 수 있다. 양사는 체조직 세포를 비롯해 뇌혈관장벽(BBB)까지 약물을 투과시킬 수 있는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인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을 활용, 뇌 신경 세포에 직접 작용하는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협업하고 있다.

또 다른 국내 벤처 기업 ‘올릭스’와는 세포 내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mRNA(messenger RNA)를 선택적으로 절단함으로써 특정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현상인 ‘RNA간섭‘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 일동홀딩스계열의 신약개발 전문회사 ’아이디언스‘는 정밀진단 전문기업 ’엔젠바이오‘와 양해각서(MOU) 체결해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임상약리 컨설팅 전문 스타트업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인수, 바이오 벤처 ’엠디뮨‘과 공동 연구개발(R&D) 협약 체결 등을 통해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강수형 동아에스티 부회장(오른쪽)과 이상훈 ABL Bio 대표가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는 각종 연구기관들과 R&D 기술을 공유하고 습득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려는 취지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에 뛰어들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2018년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면역항암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아스트라제네카가 연구 중인 3가지 면역항암제 타깃에 대한 선도물질 및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물질탐색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해 바이오 의약품 개발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ABL Bio)’와는 신규 면역항암 기전의 이중항체신약 공동 개발 및 라이선스 인(License-in) 계약을 맺었다. ABL Bio가 연구 중인 면역항암 기전의 이중항체신약 2개 파이프라인에 대한 글로벌 독점권을 갖고 세포주의 공정 개발, 임상 개발 및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이에 더해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3월 학계의 창의적인 기초 연구 지원과 회사의 혁신 신약을 연구개발하는 데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제3회 동아에스티 오픈 이노베이션 연구과제’를 공모했다. 공모분야는 △퇴행성 뇌질환(희귀질환 포함) △동아에스티 제품 적응증 확장 및 제반 연구 총 두 가지로, 총7개 과제를 선정해 오는 5월까지 이들의 연구를 지원한다. 앞서 진행된 1, 2회 공모에선 면역항암연구 분야 6개, 자사제품 연구 분야 7개를 선정 및 지원한 바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대학 및 병원들과 중점적으로 교류해 시너지를 낼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사활 건 이유 ‘셋’

이처럼 제약업계는 국내외 여타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학계 등과 협업하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이 분야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뭘까?

우선, 기술수출을 통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외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다국적제약사들과의 격차를 줄여 글로벌 시장 영토를 확장하자는 것.

실제 유한양행의 경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미국과 유럽 등에 글로벌 교두보를 마련해 상당한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초기 9개였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은 지난해 10월 기준 27개로 늘어났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외부 공동연구과제로 이뤄졌다. 최근 2년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3조5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거뒀는데, 대표적 사례는 △퇴행성 디스크치료제 ‘YH14618’(스파인바이오파마 임상2상, 약 2400억)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미국 얀센바이오텍 임상1/2상 약 1조4000억) △비알콜성지방간 치료제 ‘YH25724’(독일 베링거인겔하임 전임상, 약 1조) △NASH 후보물질(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 약 8800억) 등이다.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유한양행 연구소 전경. (사진=유한양행)

 

다음으로는 중장기적 투자목적이 있다. 미래성장동력의 핵심인 R&D 부문의 경쟁력을 미리 확보하자는 것. 일례로 일동제약의 경우 중앙연구소 설립 추진, 개발 중심 바이오벤처(NRDO) 계열사 양성 등 다양한 미래전략을 추진 중인 상태다.

이밖에 사업 리스크를 줄이자는 측면도 있다.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렵고, 실패했을 때의 위험 부담도 큰 신약개발 과제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등을 꾀하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측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협업을 통한 신약개발 모델이 대세가 되고 있다”며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 증가 등 국내외 환경 변화에 발맞춰 글로벌 혁신 생태계에 국내 제약사들이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오픈 이노베이션은 제약사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한곳에 모아 신약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한다”며 “이뿐만 아니라 단일 기업의 성장 차원을 넘어 (제약 산업에) 하나의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전체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업 경영진 차원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관련 생태계에 적극 뛰어들어야 제대로 된 제약바이오산업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NB=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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