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2019년 7월부터 시행 중이다.(사진=고용노동부)

경기도 소재 모 철강회사에서 회장 딸인 상사가 신입 직원에게 1년 가까이 화장실 청소를 강요하고, 폭언을 퍼부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0일 노컷뉴스 단독보도에 따르면, 2019년 1월 경기도의 ㄷ 철강 회사에 품질보증 업무로 채용된 A(27·여)씨는 정규직 취업 직후 옆 부서 차장 B씨로부터 본사 내 여자화장실 청소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계약서에 명시가 안 된 일이라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회사 회장의 딸이자 상사인 B씨의 지시였기에 거절하지 못하며 A씨는 11개월간 화장실 청소를 해야했다.

함께 화장실 청소를 하던 동료가 퇴사한 11월 27일 A씨는 사무실에서 마주친 B씨가 “화장실 휴지통을 비웠냐”고 묻자 “혹시 저만 비워야 하는거냐?”고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B씨는 “여태껏 말귀를 못 알아들었냐. 휴지통 안 비울거면 여자화장실을 쓰지말라”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뱉었다.

이에 A씨는 회사에 면담을 요청, 고충을 토로했지만, 다음날인 28일 B씨는 A씨를 사무실로 호출해 “일개 사원 주제에 어디서 X싸가지를 부리고 있냐”, “이렇게 내가 말해야지 니 귓구멍에 말이 들어가냐?” “니가 이사딸이나 이사 조카라도 되냐”며 폭언을 퍼부었다.

이후 A씨를 여자화장실로 끌고 간 B씨는 “화장실 휴지통에서 너가 쓴 휴지만 찾으라”고 소리치며 그의 몸에 고무장갑을 던졌다.

당황한 A씨는 “어떻게 내가 쓴 휴지만 찾을 수 있겠냐. 그냥 전부 치우겠다”고 한 발 물러서자 B씨는 “그렇게 잘났으면 4년제 대학교를 나오지”, “네 주제가 그것밖에 안 되니까 여기 있는 것이다” 등 폭언을 계속했다. 심지어 사무실로 도망치듯 들어온 A씨를 뒤따라온 B씨는 전 직원 앞에서 화장실 휴지를 A씨 몸에 뿌리고 휴지통을 집어 던지기까지 했다.

충격을 받은 A씨는 당일 오후 조퇴 후 관할지인 경기고용노동지청에 직장내괴롭힘 피해를 신고했다. 이후 병가를 낸 A씨는 직장내괴롭힘 피해를 입었다며 ㄷ회사에 B씨의 사과 등 대책마련을 전제로 한 복직을 요구했지만 사측에서는 “사과는 불가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A씨는 사측이 사과는 커녕 자신의 4대 보험을 상실 신고하면서 사실상 ‘해고’ 절차를 밟으면서도 노동청에는 “직장내괴롭힘은 없었고 A씨가 스스로 회사를 나간 것”이라고 허위보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회사의 해고 행위가 직장내괴롭힘법 상 보복 행위에 해당하며 “괴롭힘이 없다”는 답변도 허위라며 이달 초 ㄷ사를 상대로 추가 진정을 넣었고, 노동지청에서도 ㄷ사의 허위보고 및 직장내괴롭힘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경기노동지청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먼저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조만간 피해자와 회사 측을 직접 방문해 조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ㄷ사 측은 “(A씨의 주장이) 사실관계와 다르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