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갑질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남양유업이 이후 수년간 계속된 상생 노력으로 공정위로부터 ‘공정거래협약 이행 최우수 기업’으로 인정받는 등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남양유업은 유업계 최초로 정기적으로 대리점주들과의 상생회의를 열고 있으며, 사회공헌 활동도 크게 늘렸다. 또 자체 ‘뉴스룸’을 개설해 이미지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CNB가 남양유업의 새해를 들여다봤다. (CNB=전제형 기자)
준법실천 명문화…협력업체와 ‘윈윈’
시스템 바꿔 물량밀어내기 원천봉쇄
7년간 계속된 ‘상생회의’ 결실 맺어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주관하는 ‘공정거래 및 상생 협력 모범사례 발표회’에서 공정거래위원장으로부터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남양유업은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공정한 거래관계 형성의 귀감이 됐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이 같은 결과를 가져온 구체적인 사례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상생 준법실천 프로그램’ 운영을 꼽을 수 있다. 프로그램의 운영은 △표준하도급 계약서 사용 의무화 △전 임직원 및 협력업체와의 준법실천 서약서 작성 △불공정거래행위 근절을 위한 제보시스템 운영 및 계약서 명문화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를 통해 남양유업은 협력업체들과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이 점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는, 상생결제시스템 도입 및 시행이 공정위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협력업체의 어음 유동화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매해 명절마다 하도급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것 등이 이 시스템의 핵심이다.
여기에 더해 일명 ‘물량 밀어내기’ 관행을 원천적으로 근절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게 된 이유 중 하나다. 남양유업은 주문 변경이 있을 경우 반드시 사유를 입력하고, 변경 이력과 최종 확정 내역을 대리점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반송된 수량은 대리점에 물품 대금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한 주문·반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로 인해 본사가 대리점에 물량을 떠넘기는 관행이 사라졌다.
‘상생 유전자’ 구석구석 전파
이번 표창 수상의 이유를 한 단어로 정리하면 ‘상생’이다. 본사와 대리점주들 간의 상생이 안착하기까지에는 오랜 노력이 필요했다.
대표적인 예가 2013년 업계 최초로 도입한 ‘상생 정기회의’다. 이는 대표이사, 임직원, 전국 대리점주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 함께 상생 동반성장을 실현하고자 마련된 회의기구다. 대리점 영업현장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분기별 논의 안건을 개선해 영업정책에 반영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총 23차례에 걸쳐 회의가 열렸다.
가장 최근의 상생회의는 지난달 26일 남양유업 본사가 소재한 서울 강남구 1964빌딩에서 열렸다. 한해 동안 회사와 대리점이 함께한 상생활동의 노력과 내용 등을 평가하고, 공로 대리점에 대한 표창과 대리점주 자녀 장학금 및 출산 장려금을 지급했다.
결국 상생회의가 바탕이 되어 상생 준법실천 프로그램이 도입됐고, 상생결제시스템이 시행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공정위가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남양의 상생은 대리점주들과의 상생만으로 국한되지 않고 전 사회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상생의 선순환’을 위해 남양유업 패밀리 장학금을 지원받은 현직 대리점주와 그 자녀가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달에는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을 찾아 30여가구에 연탄나눔과 제품기부 활동을 펼쳐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밖에도 남양유업은 영유아 돌봄 자원봉사, 다문화가정 후원, ‘모아사랑’ 태교음악회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한편 남양유업은 이 같은 상생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오해의 시선을 풀기 위한 ‘진실 알리기’에도 적극적이다.
과거 갑질 논란의 영향으로 지금도 남양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비자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 적극 대응에 나선 것.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개설된 ‘남양뉴스룸’이다. 온라인 상에 회자되는 각종 가짜뉴스를 바로잡고,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일종의 웹진이다. 여기에는 고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CNB=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