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4일로 예정된 ‘2020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기 위해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이에 유통업계가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며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이는 매년 펼쳐지는 연례행사지만 약간의 트렌드 변화도 감지된다. 올해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CNB=김수식 기자)
기후변화 등으로 소비 트렌드 변화
수능마케팅에도 ‘건강’이 주된 화두
유통가, 수험생 마음잡기 빠른 대응
직장인 김무연(39세, 남)씨는 최근 교회에 다니는 수험생들에게 선물을 하나씩 마련했다. 건강기능식품이다.
김씨는 “당사자들한테 뭐가 필요하냐고 물었는데 공부에만 집중하다 보니 체력이 많이 안 좋아진것 같다고 귀띔하더라. 그래서 건강기능식품을 하나씩 선물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김씨와 같은 고민에 빠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실용성이 강한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잘 풀라는’ 혹은 ‘잘 찍으라는’ 등의 고전적인 의미가 담긴 상품들도 여전히 인기지만, ‘건강을 챙기라’는 메시지를 담은 건강 먹거리가 새 트렌드로 떠오른 것.
먼저, KGC인삼공사는 6년근 홍삼이 주원료인 ‘정관장 아이패스’를 추천했다. 이 상품은 각 연령에 필요한 성분을 더해 만들었는데, 그중 ‘아이패스 에이치(H)’는 공부에 지쳐 피로 해소가 필요한 수험생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홍삼은 수능을 앞둔 학생들이 건강 관리를 위해 많이 찾는 건강기능식품이다. 실제로 아이패스 에이치의 매출이 수능을 앞두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약 14% 올랐다.
한국야쿠르트의 ‘발휘’는 프리미엄 발효홍삼 브랜드다. 에이치와이(HY) 발효홍삼 농축액을 주원료로 사용해 홍삼 유효성분의 흡수와 유지가 우수하다. ‘발휘 발효홍삼 K’와 ‘발효홍삼 천진녹보’, ‘발효홍삼 진삼환’ 등 3종으로 구성됐다. 제품명 덕도 봤다. 시험 당일, 컨디션이 성적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오라는 응원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락앤락은 고3 학생들이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도움 주는 ‘원터치 일체형 보온도시락’을 선보였다. 식품용기 등급의 스테인리스스틸 304 소재로 안심하고 음식을 보관할 수 있으며, 전용 가방 내부의 은박 단열재질과 반찬통 사이의 열 차단 마개를 통해 음식의 원래 온도를 유지해준다. 채영옥 한국상품개발본부 개발2팀장은 “수능을 앞둔 수험생을 위해 안성맞춤인 제품”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브로앤팁스는 학생들의 피부 고민까지 생각한 ‘열공스킨 미스트 포 슬리피 스튜어던트’를 출시했다. 막힌 공간에서 오랜 시간 공부를 하면 졸음과 건조해진 피부로 집중력이 떨어진다. 열공스킨 미스트는 약모밀 추출물을 담아 피지의 과다분비를 케어하고, 피부 유수분 밸런스를 잡아줘 피부의 답답함을 줄여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런 류의 건강·미용 제품들은 작년 수능 때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해 이맘 때는 초콜릿, 떡, 빵 등에 응원 메시지를 담은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
당시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수험생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수능 시즌 제품 70종을 출시했었는데, ‘니가 아는 문제만 떡하니’, ‘럭키 오키도키’ 등 응원 메시지를 담아 눈길을 끌었다.
파리바게뜨(SPC그룹)는 프랑스 작가 에디스 꺄홍과 협업을 통해 합격을 기원하는 응원 글을 담은 수능선물 40여종을 출시했었다. 세븐일레븐은 ‘으랏차차 불낙덮밥’을 선보였는데 역시 합격을 기원하는 글귀를 담았다.
이처럼 지난해에는 메시지를 선호하는 소비패턴을 보였는데, 올해는 실용적인 건강기능류 선물이 수능 시즌 대세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NB에 “유통업체들은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미세먼지 등 기후 변화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수능 마케팅에도 이런 점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CNB=김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