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옥환기자 | 2019.10.17 15:16:52
한국공항공사가 최근 지속해서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김해신공항의 새 활주로 길이가 3.2㎞보다 짧아도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담은 자문 보고서를 발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박재호 국회의원(부산 남구을,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8일 오전 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 ‘김해신공항 활주로 길이 적정성 검토’ 자문보고서를 공개하고 발간 경위를 추궁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박재호 의원이 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3월 발간한 것으로 이는 글로벌 항공시장 동향과 김해신공항의 항공화물 운송 전망을 통해 활주로 길이 적정성을 검토했다.
자문보고서는 “검토 결과, 김해신공항 현 계획 활주로 길이에 더해 개방구역을 운영할 경우 검토 대상 항공기 모두 하중 제한 없이 최대 이륙 중량으로 운항할 수 있다”고 결론 맺고 있다.
그러나 박재호 의원은 부산시와 함께 해당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중대한 오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결론으로 제시한 ‘개방구역 운영’은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내에 내용이 없을뿐더러 해당 부지의 서낙동강 등 입지적 제약으로 개방구역 300m 설치가 힘든 상태다.
국토부도 개방구역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문제를 기존 운영 활주로의 안전성을 높이는 임시 보완으로 쓰이는 EMAS(항공기이탈방지시스템)을 제시해 ‘졸속 행정’이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보고서는 또 김해공항의 표준온도를 32℃로 적용해 연구했지만 김해공항은 지난 9년 동안 표준온도가 2℃ 상승했다. 인천공항의 경우 4℃를 온도 보정해 3.75~4㎞ 활주로를 건설하도록 한 것에 비해 편파적인 적용이라고 박재호 의원은 지적했다.
공항 표준온도는 한여름 최고 기온일 경우 활주로 주변 공기가 평소보다 희박해져 항공기 이륙 시 더 긴 활주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박 의원은 온도 정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보잉사의 B787-9 기종의 활주로 필요 길이에 대한 오류가 나왔다. 또 1920~30년대 군사공항으로 지은 미국, 영국, 독일 등의 3.2㎞ 이하 공항 사례를 들며 김해신공항 활주로 길이가 문제없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건설되는 세계 주요 공항은 모두 3.5㎞ 이상 활주로를 보유하고 있다.
박재호 의원은 “안전을 핵심 가치로 삼아야 하는 공항공사가 안전 불충분한 활주로를 정당화한 자문보고서를 발간한 것은 공사 존재 자체를 부정한 처사”라며 “자문보고서 제작 경위와 보고서 오류 전체를 다시 조사해 보고하게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