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의 세력을 유지한 채 일본 열도에 상륙한 19호 태풍 ‘하기비스’로 인해 일본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 여러 곳에서 역대 관측 기록을 갈아치운 강수량이 관측됐다.
13일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기상청 카지와라 야스시 예보 과장은 이번 태풍의 특징에 대해 “태풍의 중심 북쪽에 매우 발달한 넓은 비 구름이 있어서 기록적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태풍 접근하면서 동쪽과 남동쪽의 뜨겁고 습한 바람이 동북 지방의 산과 부딪히면서 상승 기류가 생기고, 그 과정에서 넓은 범위의 비구름이 잇달아 발생했다는 것.
나고야 대학의 츠보키 카즈히사 기상학 교수는 태풍 19호가 발생 및 발달과 접근 과정에서 “놀라운 경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먼저, 발생 직후 중심 기압이 하루 만에 급속히 저하. 매우 큰 구름의 집단이 만들어졌다.
그 뒤 북상 중에도 중심 기압이 낮은 세력을 유지한 채였는데, 이는 일본 남쪽 바다의 수온이 27도 이상으로 평년보다 1~2도 높고, 에너지원이 되는 수증기를 많이 담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츠보키 교수는 “10월이 되면 보통 북서쪽에서 마른 공기가 스며들어 태풍의 수증기를 빼앗고, 열도에 다가오면 구름의 밀도가 떨어지지만, 이번에는 짙은 먹구름을 유지한 채 태풍이 접근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