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에 있는 UN참전기념탑이 상공에서 봤을 때 20세기 일본 군부가 썼던 욱일기 모형으로 보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부산남구(갑) 지역위원회는 12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UN참전기념탑’의 상공에서 봤을 때의 모습이 욱일기와 거의 흡사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부산 UN참전기념탑은 지난 1975년 박영수 제17대 부산시장 재임기에 UN 창설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에서 정면 사방으로 살펴봤을 경우 잘 드러나지 않지만 상공에서 내려다본 모습은 욱일기 모양과 흡사하다.
문제를 제기한 민주당 부산남구갑 정정복 위원장은 “한국전쟁 당시 16개 나라에서 UN군으로 참전해 많은 분들이 희생하셨다. UN기념공원과 기념탑은 우리의 자유를 수호하신 분들이 묻힌 곳”이라며 “그런 기념탑이 일본 전범이 사용한 욱일기와 같은 모양으로 형성됐다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하에 우리 지역위가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입장을 전했다.
정정복 위원장은 기념탑 상공에서 봤을 때의 모습이 욱일기와 비슷하다는 사실은 올해 남구청에서 시행한 UN참전기념탑 등 일대 정비사업 당시 처음 발견했다고 본지에 전했다.
다만 기념탑 건립 당시 어떤 의도로 조성되고 추진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철거 추진 여부에 대한 질문에 지역위는 “먼저 저희 입장에서 진상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한 뒤 욱일기와 공통점이 있는지 의도 등을 탐색해본 뒤 철거 문제를 논해야 할 듯”이라며 “요즘 말로 ‘표절’ 느낌을 받았다. 이런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것에 동의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또 해당 기념탑의 욱일기 유사성 고증에 대한 질문에 “이 사실이 발견되고 나서 저희는 며칠 동안 해당 전문가에게 과연 욱일기와 유사한지 물어봤다. 그 결과 동일성이 있다는 의견을 들었으며 남구청에서도 유사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문제를 제기한 부산남구갑 지역위원회는 향후 지역위 차원에서 대책위원회를 구성, 추진해 의구심이 생긴 이 조형물에 대해 명확히 밝힌다는 계획이다.
행정 조치의 경우 그대로 존치할 것인가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충분히 수렴해 욱일기와 비슷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충분하다는 것이 밝혀지게 될 경우 재건립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