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여중생 조은누리(14)양이 실종 열흘 만에 무사 생환한 가운데 조양이 어떻게 10일이나 혼자서 버틸 수 있었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종 기간에 많은 장맛비가 내려 생존에 필수적인 수분 공급이 가능했던 것을 핵심 요소로 짚고 있다. 조양이 실종된 열흘 동안 청주에는 단 이틀을 제외하고 매일 비가 내렸다. 수색에 나선 사람들은 궂은 날씨를 원망했지만, 결국 빗물이 조양을 살리는 ‘은인’이 됐다는 것.
신희웅 청주 상당경찰서장은 “주변에 계곡이 있고, 다행히 많은 비가 내리면서 수시로 수분이 공급돼 생존이 가능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두 번째로는 평소 잘 다져진 조양의 기초 체력이 생존에 크게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청주 모 중학교 2학년인 조양은 지적장애와 자폐 증세가 있어 특수교육을 받아왔으나, 다른 학생들과 잘 어울려 놀고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었으며, 특히 키 151㎝의 다부진 체격을 가졌고, 수영선수로도 활약할 정도로 체력이 튼튼했다. 작년에는 소년장애인체전에 출전해 은메달을 받았을 정도다.
반면, 구조 전문가들은 조양의 생환이 그저 ‘기적’이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박연수 전 충북산악구조대장은 “홀로 버틴 조양의 생환은 기적이라는 말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며 “실종 후 내린 많은 비가 수분 공급에는 도움을 줬겠으나, 몸이 젖으면 저체온증에 의해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 교육을 받은 산악인은 조난됐을 경우 동굴 등에 몸을 피한 뒤 물만 보충받으면 열흘 이상을 충분히 버틸 수 있다”며 “어린 나이에 아무런 준비가 없었지만 조양이 나름대로 낙엽 등 주변 자연물을 이용하는 방법을 스스로 체득해 견뎌낸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붕괴사고에 의한 조난은 일단 체온 유지가 기본적으로 이뤄져 식수만 공급되면 생존 가능성이 높고, 체력 고갈도 적지만, 조양은 추위를 견뎌내느라 체력 소모도 훨씬 컸다. 기적이자 정신력의 승리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