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로 한국인 관광객 7인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된 가운데 문제의 유람선 투어가 부다페스트 관광의 필수코스로 꼽히면서도 안전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지 여행을 다녀온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 “유람선에 구명보트는 물론 구명조끼도 없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는 것.
다뉴브강은 한강처럼 수도 부다페스트를 관통하는 강으로, 저녁 식사 후 유람선을 타고 야경을 보는 관광객이 많다. 때문에 현지에 유람선을 운영하는 선사가 많다.
이번 사고의 패키지 투어를 운행한 국내 여행사 ‘참좋은여행’은 “날이 어두워지고 도시에 불이 들어오면 한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부다페스트를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코스는 이전부터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안전사고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이달 중순 다뉴브강 야경투어를 체험했다는 한 관광객은 “밤 10시께 배를 탔는데 배에 구명보트는커녕 구명 재킷도 안 주고 안전장치가 아무것도 없었다”며 “우리나라 같았으면 운행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광객도 “배에 한국인이 80∼90%였다”며 “구명조끼도 없고 사고 나면 어떻게 하라는 안내문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고는 기상조건이 좋지 않은 늦은 밤 일어나 대처가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선박인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현지시간 오후 9시께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인근 강에서 다른 대형 유람선과 충돌한 뒤 빠른 속도로 침몰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