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에서의 음양 이론을 임상연구로 증명한 부산대학교의 한의학 논문이 SCI급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부산대는 기초한의학과 한방병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임상연구가 SCI급 국제학술지인 'European 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유럽통합의학회지)' 6월호(28권, 52-56페이지)에 게재된다고 21일 밝혔다.
기초한의학에서는 한의학전문대학원 한상윤 박사수료생과 채한 교수, 한방병원 소아과에서는 천진홍·김기봉 교수가 참여한 연구다.
'Yin-Yang personality of pediatric outpatients in Korea(한국 소아과 환자에서의 음양성격)'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이번 연구는 한방 소아과에서 천여 년간 사용돼 온 '소아는 양(陽)의 성질이 가장 강하다'는 생리 이론을 임상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부산대 연구팀은 음양기질을 분석할 수 있는 임상검사를 개발했고, 청소년 문제행동에 적용한 경험을 활용해 한방병원 소아과 환아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한방 소아과 이론을 임상연구를 통해 증명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 발표된 것이다.
연구팀은 '소아는 순양(純陽) 또는 소양(少陽)이다'라는 임상 이론은 유아·소아의 발달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유소아에서의 '부주의하고 감정변화가 크고 활동적인 특징'은 발달과정에서 드러나는 일시적인 모습으로, 성장에 따라 주변 환경과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균형된 기질을 갖추게 된다.
만약, 인위적인 약물 치료나 체벌을 사용해서 강제로 억누르게 되면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의 균형 잡힌 발달을 도와줄 수 있는 세심한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제1저자로 연구를 수행한 부산대 한의학과의 한상윤 박사수료생은 교사 출신 한의사로, 평소 소아·청소년의 건강관리와 한의학 교육학에 많은 관심을 가져 왔다.
한상윤 씨는 "한의학 이론을 설명하려는 임상연구가 생소한 유럽인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두려웠지만, 간결한 측정과 직관적 설명으로 소아에서의 음양기질을 분석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됐다"며 "앞으로 기초와 임상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연구를 통해 한의학 기초 연구와 교육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 씨를 지도한 채한 교수는 "한의학의 중심이론인 음양(陰陽)을 서양의 최신 신경과학과 생물심리학으로 재해석하는 연구를 지속해 왔는데, 이번 연구는 임상 현장에서의 음양 이론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증명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공동 연구를 진행한 부산대 한방병원의 김기봉 교수(한방병원 진료부장)는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된 한의학의 가치는 학교에서의 청소년 건강검진이나 병원에서의 한양방 협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산대 한방병원의 천진홍 교수(소아과 과장)는 "지난 연구들에서 청소년 문제행동 패턴을 음양기질로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었는데, 양기질은 외현화 문제행동을, 음기질은 내재화 문제행동을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소아과 환자의 성장에 따른 맞춤형 관리와 예방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