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사진=최원석 기자)

부산시의회에서 재의결한 부산시 공공기관 임원 보수기준에 관한 조례안, 소위 ‘살찐고양이법’을 부산시가 5일 넘게 공포하지 않아 결국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이 직접 공포했다.

부산시의회는 8일 오전 9시를 기해 재의결된 부산시 공공기관 임원 보수기준에 관한 조례안을 공포하고 부산시에 통지했다고 밝혔다.

부산시 산하 공사·공단 등 공공기관 임원의 보수 상한선을 제한하는 이번 조례안은 부산시의 요구로 지난달 30일 제27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재심의를 거쳐 다시 통과했다.

시의원 47명 가운데 찬성표를 44명이 던졌으며 반대 1명, 기권 2명으로 압도적인 결과로 재의결돼 최종 확정된 것이다.

오거돈 부산시장 (사진=변옥환 기자)

그러나 시의회가 재의결한 조례안을 시로 이송했으나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를 공포하지 않고 바통을 부산시의회로 넘겼다.

조례안 재의결 시 지자체로 이송된 조례안은 시장이 5일 안으로 공포하지 않을 경우 의회 의장이 공포한 뒤 통지하게 돼 있다.

박인영 의장은 “부산시 공공기관의 임원에게 지급되는 보수를 최저임금과 연동해 적정한 기준을 정하는 것은 시민의 눈높이에서 공공기관의 공익성을 강화하려는 상식적인 노력”이라고 부산시에 못 박았다.

그러면서 “부산시가 두 번에 걸쳐 시의회가 의결한 조례안의 공포를 하지 않은 것은 해당 조례안이 갖는 사회적 의미보단 행정적 절차에 따른 책임만을 고려한 소극적 행정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박 의장은 “오늘부로 해당 조례의 효력이 발생한다. 이는 공기관의 과도한 연봉 문제와 임금격차 문제 등 사회 양극화 문제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는 의미있는 걸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부산시는 책임 회피에 집중하기 보다 시의회의 과감한 혁신 의지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