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최근 화두는 ‘상생경영’이다. BHC는 매년 2개씩 신메뉴를 출시해가맹점의 매출 향상에 기여하고 있으며, BBQ는 본사에서 할인 이벤트 금액을 전액 지원한다. 교촌치킨의 새 수장은 가맹점과의 동반성장 의지를 내비쳤다. 이들이 달라진 이유는 뭘까. (CNB=김수식 기자)
포화상태 치킨시장, 성장 제자리
‘갑질’ 논란에 이미지마저 나빠져
위기돌파 카드는 ‘가맹점과 상생’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상생’과 ‘나눔’을 새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BHC는 2014년 1년에 2개 이상의 신메뉴를 출시하겠다는 약속을 발표한 후, 현재까지 지키고 있다. ‘뿌링클’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업계에 따르면, 이 메뉴는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하며 가맹점 수익 및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사이드메뉴인 ‘달콤바삭 치즈볼’은 지난해 8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다. 최근에는 전속모델 전지현을 앞세워 신메뉴 ‘마라칸치킨’을 선보였다.
BHC 관계자는 CNB에 “기본에 충실한 것이 곧 상생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신메뉴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BBQ는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가맹점의 매출 향상에 힘쓰고 있다. 지난 2월과 3월 배달앱 ‘요기요’에서 BBQ 치킨 전 메뉴를 반값에 판매했다. 할인 금액은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와 요기요가 부담했다.
또 오는 5월 말까지 ‘딹 멤버십’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통큰 사은 행사’를 진행한다. 회원이면 누구나 4000포인트를 다운받아 바로 주문할 수 있다. 주문 시 5%가 적립되는 포인트도 미리 사용할 수 있다. 역시 본사에서 마케팅 비용 전액과 적립 포인트 일부를 부담한다.
교촌치킨은 가맹점주 자녀의 대학 등록 장학금을 2014년부터 매년 지원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3월 ‘2019 교촌가족 장학금 수여식’을 진행하고 가맹점과 지사 직원 61명에게 총 3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난 4월 22일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소진세 전 롯데그룹 사회공헌 위원장도 상생을 강조했다. 이날 소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교촌이 가진 상생의 가치를 발전시키고 글로벌 교촌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에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토록 가맹점과의 상생의지를 불태우는 것은 ‘빅3’만이 아니다. 오븐구이치킨 전문점 오븐마루 치킨은 신규 가맹점주들이 시장에 조기 안착할 수 있도록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 17일부터 월 1억 매출에 도전하는 신규 가맹점에 치킨프랜차이즈업계 최고 수준인 3100만원대의 창업지원을 실시했다.
또 호치킨은 운영하는 다울에프앤피는 지난 3월 DB손해 보험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안심폐업보험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보험 가입 신규 가맹점은 갑작스럽게 폐업을 하게 될 경우 약관에 따라 2000만원을 보상받을 수 있다.
달봉이치킨은 올해 상반기까지 원재료와 부재료 값을 동결하고 닭고기 납품가를 낮췄다. 인상된 닭고기 원가는 본사에서 부담한다. 지난달 양종훈 달봉엔터프라이즈 대표는 가맹점 점주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며 가맹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본사 의지를 전하기도 했다.
치킨업계 “동반성장으로 위기탈출”
치킨 프랜차이즈 ‘빅3’가 이토록 상생의지를 불태우는 것은 무엇보다 침체된 업계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함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1,2,3위인 교촌과 BHC, BBQ는 시장 포화, 인건비 상승, 편의점 치킨 판매, 가격 인상 등으로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했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매출은 33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2%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은 198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줄었다. 2위 BHC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다. 매출 2376억원으로 전년보다 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70억원으로 전년보다 6.4% 줄었다. 3위 BBQ도 역성장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매출 2300억원과 영업이익 182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2.3%, 11% 하락했다.
또 다른 이유는 치킨업계에 드리워진 오너 갑질 논란을 불식하기 위함이다.
앞서 교촌치킨은 지난해 10월 25일 권원강 전 회장의 6촌인 권순철 전 교촌에프앤피 상무가 직영 한식레스토랑 담김쌈 주방에서 직원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목을 조르는 영상이 공개돼 질타를 받았다. 이 때문에 권 전 회장이 오너경영체제를 유지하던 상황에서 돌연 자진 퇴임을 했고, 소진세 신임 회장을 영입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역성장과 갑질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가맹점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CNB에 “경제 전체가 침체돼 있다. 이럴 때 일수록 힘을 합쳐야 한다. 어느 한 곳만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치킨업계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1차 고객은 가맹점주다. 이들이 먼저 만족해야 최종 고객인 소비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CNB=김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