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옥환기자 | 2019.04.24 16:20:48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이 24일 최종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검증단은 현재 김해신공항에 대한 기존의 문제점을 낱낱이 꼬집으며 국무총리실로 이관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남권 지자체장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이 24일 오후 2시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최종 검증 결과 보고회를 열고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이 잘못됐다고 제기했다.
이날 최종 보고회는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3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을 비롯한 부·울·경 지역 국회의원, 광역의원과 기초지자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은 지난해 10월 부산, 울산, 경남도 지자체장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약 6개월 동안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 문제점을 분석, 이날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부산시와 울산시, 경남도가 같이 문제를 제기했던 안전 문제, 소음 문제, 환경 문제, 운영 문제, 군사공항시설 공유 문제 등을 꼽으며 김해공항 확장안이 동남권 관문공항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김해신공항 불가 주장의 세부적 근거로 ▲충돌 위험이 크다 ▲소음피해가 국토부 예측보다 훨씬 크다 ▲확장해도 군사공항 겸용 예정이라 용량이 부족하다 ▲투자비용에 비해 경제성이 없다 ▲평강천 매립 등 환경 훼손이 크다 ▲항만과 항공물류의 비효율적 연계로 제2공항 역할을 할 수 없다 ▲이미 김해공항 확장안은 전문 기관으로부터 6번이나 불가판정 받았다는 것이다.
먼저 김해공항 활주로 하나를 더해 V자 활주로 설치 시 충돌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V자 활주로의 항공기 예상 이륙 경로에 신어산, 돗대산 등 고정 장애물이 놓여 있어 대형 참사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계획안 상 활주로가 짧아 항공기 이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해공항 확장 시 소음직접 피해 가구가 국토부가 예측한 2732가구보다 8~9배 많은 2만 3195가구로 최종 분석됐다고 밝혔다. 검증단은 법 개정에 따라 오는 2023년부터 소음평가 단위가 기존 ‘웨클’이 아닌 ‘Lden’으로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Lden 적용 시 김해지역 1만 2437가구, 부산지역 1만 758가구가 직접적인 소음 피해를 입는다고 밝혔다.
소음측정단위인 웨클은 최고소음도 방식으로 소음피해 범위를 측정하며 Lden은 등가소음도 방식으로 피해 범위를 측정한다. 웨클은 지속적인 소음 노출의 총합을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검증단은 김해공항 신설 활주로 건설을 위한 평강천 매립에 대해 환경 파괴 문제를 들었다. 평강천 유로변경 추진이 환경부 등 타 부처와 사전협의 없이 국토부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드러났다고 검증단은 비판했다. 검증단은 평강천 유로 변경 시 낙동강 철새 서식지의 환경이 급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김정호 단장(경남 김해시을 국회의원)은 “김해공항 확장안은 이미 6번의 불가 판정을 받았다. 지난 2002년부터 부산시 2회, 국토부 3회, 대구경북연구원 1회에 걸쳐 김해공항 확장안을 검토한 결과 모두 부적합으로 결론이 난 바 있다”며 “김해공항 확장안은 당장의 표를 계산한 정치적 결정이다. 전면 재검토를 위해 국무총리실 이관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거돈 부산시장은 “오늘 최종 결과가 그동안 논해왔던 동남권 관문공항에 대한 하나의 출발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빠른 시일 내 우리가 소망하는 대한민국 백년지대계 동남권 관문공항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소망하며 모두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또 법정구속 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그동안 6번이나 김해신공항 확장 문제가 부적합하다고 결론이 났는데 7번째에서 갑자기 적합하다고 결론이 나버렸다. 왜 그렇게 됐는지 검증 결과가 정말 타당했는지 과학적으로, 나라 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이제는 더 이상 갈등 이슈가 아니어야 한다. 대구경북과도 윈윈할 수 있으며 수도권과 동남권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그런 결론을 찾도록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