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제276회 임시회 본회의 전경 (사진=변옥환 기자)

지난 19일 이성숙 부산시의원(더불어민주당)의 시정질의를 통해 부산 오페라하우스와 관련된 부산시와 해양수산부의 실시협약이 위법 체결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시민단체가 오페라하우스 사업 재검토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016년 부산시는 항만법 제62조의3 규정에 의거 ‘오페라하우스 부지를 20년간 임대하고 1회에 한해 임대기간을 20년 연장 사용한 뒤 시설을 국가에 기부채납하겠다’는 안건으로 해수부와 오페라하우스 부지 2만 9542㎡ 무상임대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국유재산법과 공유재산법상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간 기부채납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기부채납의 조건으로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혀져 위법 논란이 일고 있다.

어제(19일) 이성숙 의원은 제276회 임시회 시정질문을 통해 행정안전부에서도 부산시가 국가에 항만재개발 사업지 내 공연장 건립을 위해 취득한 공유재산을 기부채납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행안부는 공유재산의 관리와 처분은 다른 법률에 특별히 규정하고 있는 경우 외에는 공유재산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하며 공유재산을 양여할 경우 다른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경우 외에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부산참여연대는 20일 성명을 내고 부산 오페라하우스의 공유재산법 위법 논란에 대한 시의 해명과 그에 따른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참여연대는 “공유재산을 기부채납할 수 있는 조항 자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부채납을 결정한 경위를 밝혀라”고 시에 해명을 요구했다.

부산 북항에 조성 중인 부산 오페라하우스 공사 현장 (사진=부산시 제공)

그러면서 ▲실시협약 체결을 위해 부산시가 법률 검토를 거친 과정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 ▲협약 체결을 위해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을 심의한 공유재산심의회 회의자료, 회의록, 회의결과 공개 ▲위법임을 알고도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주도하고 협약 체결을 진행한 관계자 공개 및 처벌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더해 참여연대는 “지난 서병수 시장 시절 행해진 일로 당연히 당시 공무원과 서병수 전 시장이 책임질 행위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현 오거돈 시장 재임 이후 이를 언제 파악했냐는 것”이라며 “오거돈 시장 취임 이후 오페라하우스 추진은 불투명한 상태였는데 갑자기 지난해 12월 전격 오페라하우스 재추진이 발표됐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문화예술계와 시민사회가 재추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현 오페라하우스 문제점을 해결한 뒤 재추진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를 무시하고 공사재개를 강행했다고 참여연대는 비판했다.

부산참여연대는 “공유재산법 위법 사실을 알고도 공사재개를 강행했다면 그 관련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뒤따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 정권의 도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관련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했다.

더 나아가 “실시협약이 위법 체결됐다면 실시협약은 전면 무효”라며 “따라서 오페라하우스 건립도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페라하우스의 법적 미비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 의원의 지적을 인정하고 앞으로 공유재산법과 부합하도록 특례조문을 신설하는 항만법령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부지를 해수부로부터 무상양여 받는 것을 적극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실시협약이 법을 개정하면 위법하지 않게 된다는 것인지, 법을 개정하면 소급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인지”라고 부산시의 저의를 물으며 “부산시는 지금 오페라하우스 완공이 우선이 아니라 서병수 시장 시기에 벌인 것을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시청 (사진=변옥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