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출범 9년 만에 서울에 입성했다. 노원구에 ‘트레이더스 월계점’이 문을 연 것. 신세계는 이를 발판으로 올해를 1등 창고형 할인점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CNB가 개점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이곳을 찾았다. (CNB=김수식 기자)
서울서 첫 창고형 매장 오픈
이마트와 연계한 복합쇼핑몰
인근 코스트코와 본격 경쟁
첫 느낌은 웅장했다. 녹색 건물인 ‘트레이더스 월계점’이 푸른 하늘을 가렸다. 건물을 마주 봤을 때 왼쪽에는 할인점 이마트가, 오른쪽에는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가 위치했다. 신세계그룹의 두 대형마트는 구름다리로 연결돼 연면적 9만9967㎡(3만240평)의 복합쇼핑시설로 탄생했다.
오른쪽에 있는 트레이더스는 기존 이마트 주차 부지에 연면적 4만5302㎡(1만5302평) 규모로 지어졌다. 매장면적은 9917㎡(3000평), 층고는 10.5m로 이마트 매장 기준으로 두 개 층 높이다. 주차 대수는 총 2117대다.
왼쪽에 있는 이마트의 맞은편에는 연면적 1014㎡(300평)에 지상 3층(지하 1층) 규모의 ‘한내 행복발전소’가 있다. 헬스장, 북카페 등 주민 복합문화시설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신세계그룹이 지었다.
상생의 의미는 트레이더스 건물 입구 앞에 서 있는 녹색의 사슴 조형물에도 담겨있다. ‘주민의 안전과 행복기원’을 비는 ‘그린디어’(Green Deer)란다.
트레이더스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무인 헬기 제품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판매 상품이긴 하지만 주된 목적은 고객들에게 볼거리를 주기 위한 ‘로드쇼’다. 성하용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CNB 기자에게 “고객들에게 쇼핑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2주 간격으로 로드쇼 콘셉트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라인프렌즈 캐릭터 인형들이 보였다. 이곳 역시 고객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사람 키보다 큰 ‘브라운’과 함께 사진을 찍어 추억 한 장을 남길 수 있게 했다.
잠시 ‘재미’를 접어두고, 본격적으로 ‘아이쇼핑’(눈으로 하는 쇼핑)을 시작했다.
매장은 단층형으로 넓게 확 뜨인 공간이 한 눈에 들어왔다. 구성이나 진열 방식은 다른 트레이더스 매장과 비슷했다. 통로간 거리는 넉넉했고, 제품 배치는 간결했다.
제품들은 ‘한국 소비자를 가장 잘 안다’고 자신하는 트레이더스가 내세운 ‘초격차MD’로 즐비했다. 초격차MD란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갖춰 경쟁업체에서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상품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트레이더스의 핵심 상품인 에어프라이어가 한 자리를 차지했다. 월계점에선 7.2L의 대용량 신제품 ‘에어프라이어-X’를 만날 수 있었다. 민영선 트레이더스 본부장(부사장)은 “월계점 개점 기념으로 에어프라이어 3000대를 확보했다”며 “출시된 지 꽤 됐지만 아직도 재입고 되는 날이면 줄을 서서 사간다”고 설명했다.
안쪽으로 더 들어갔다. 신선 먹거리 코너에 이르자 투명한 유리 너머로 재료를 손질하는 직원들이 보였다. 트레이더스에 따르면, 여기선 ‘호주산 와규’를 백화점 보다 최대 40~50% 가량, ‘생연어’를 기존 유통업체 대비 30~40% 가량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델리(즉석조리식품) 코너에선 부대찌개, 감자탕 등 한식 기반의 외식메뉴로 개발한 ‘밀키트’를 선보였다. 고진배 트레이더스 신선식품 담당은 “한국인의 식습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쟁사가 생각해내지 못한 밀키트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해외 직구 수요가 큰 명품 패션·잡화를 비롯해 럭셔리 화장품들이 트레이더스 월계점을 채웠다.
기자가 둘러본 이날은 문을 열기 하루 전(13일)이었다. 정식 개점한 14일 분위기가 궁금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14일 CNB에 “첫 날이고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객들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스타필드·이마트와 시너지”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19곳이 경합하는 격전지에 위치해 있다. 특히, 트레이더스와 같은 창고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가 4㎞ 거리에 위치해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민 본부장은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갖춘 초격차MD를 앞세워 트레이더스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며 “코스트코와의 경쟁을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디서도 따라올 수 없는 가격과 트레이더스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상품이 있다”며 “킨텍스점 오픈 당시 코스트코 매출에 10%가량 영향을 준 것으로 아는데, 이곳에선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트레이더스는 올해 서울 1호점인 월계점을 시작으로 부천 옥길지구와 부산 명지 국제신도시에 신규점을 출점한다. 나아가 인구 50만명 이상의 도시 중 창고형 할인점이 없는 지역에 우선적으로 신규출점을 추진해 전국 단위로 거점 점포를 확대할 계획이다.
출점 방식에도 단독 출점 이외에 다른 유통매장(신세계그룹의 이마트, 스타필드 등)과의 상생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다양한 포맷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민 본부장은 “2030년까지 트레이더스를 50개 출점하고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CNB=김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