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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항거' 조민호 감독 "상상력으로 임명애 지사 극화한 부분 파주 시민께 사과"

광복회 파주지회 부준효 회장 "고자질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 공개사과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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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진부기자 |  2019.03.11 16:29:04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의 조민호 감독이 파주시민과 광복회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사진= 김진부 기자)

'항거:유관순 이야기'의 조민호 감독이 11일 파주시 교하초등학교에서 열린 '파주교하 3.1독립운동 기념비' 준공 기념식에서 파주시민과 파주시 광복회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는 최근 상영 중인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의 내용 중 서대문 감옥 제8호실에 유관순과 함께 수감됐던 임명애(1919년 3월 10일 파주시 최초 독립만세운동 시작)가 유관순 열사를 고자질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광복회 파주지회 부준효 회장은 "고자질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임명애 지사는 유관순 열사와 함께 서대문 감옥 제8호실에 투옥됐던 7명 중 한명이고, 유관순 열사와 아리랑 노래를 함께 부르는 등 당시 독립운동의 핵심이었다"라며 항의했다.

또한 "조민호 감독이 상상력을 발휘했다고 하는데 상상력도 역사에 기초해 발휘해야지 그것에 기초하지 않은 상상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며 "임명애 지사역을 맡은 배우도 당시 이 역할이 역사적인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조민호 감독은 파주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민호 감독은 부산에서 일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11일 오전 파주시 교하초등학교에서 열린 기념비 준공식에 참석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

조민호 감독 "상상력으로 극화한 것 사과...DVD제작시 표기할 것"

조민호 감독은 파주시민과 광복회 파주지회 회원들에게 사과를 하면서 "이 영화를 통해 2가지를 담고 싶었는데, 하나는 유관순 열사가 혼자의 의지만으로 1920년 서대문형무소 만세운동이 이어진 것이 아니라 8호실 안에 계셨던 분들의 연대와 공감과 의지로 이어나간 것이라는 점과 둘째로 일본의 분열정책과 이간질을 극복해 나가면서 생지옥 같은 곳을 살아나갈 수 있었던 것은 임명애 지사님과 그분이 출산한 아이를 모두가 같이 키웠다는 것이라는 점이다. 출소한 후에도 아이가 6.10만세 운동으로 이어지는 어떤 상징적인 것을 메타포로 담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8호실 감옥에서 일본의 분열정책, 감옥 안에서 가장 약한 위치에 있던 임산부에게 일본인이 아이를 죽일 수 있다고 협박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고, 결국 이를 같이 수감됐던 분들이 연대해서 오해를 풀어나가고 결국 다 같이 만세를 부르게 되는 영화로 드라마틱하게 만들고 싶은 바램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명애 지사님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대해 너무 상상력을 발휘해 제가 극화시킨데에는 사과드립니다"라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또한 영화에서도 그 부분이 마음이 불편해 임명애라는 이름을 영화에서 언급하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과를 들은 광복회 부준효 회장은 "감독이 진정성있는 사과를 해서 받아들이지만 차후 이런 독립운동 관련 영화는 역사적인 사실을 근거로 만들어져야 한다"며 후속조치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조민호 감독 측은 "이미 상영중인 영화가 다 끝나가고 있는 상황이므로 지금은 어쩔 수 없지만 차후 DVD가 만들어지는 경우 자막 등으로 이러한 내용을 언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조 감독은 유관순 열사 외에도 임명애 지사 등 8호실에 수감됐던 독립운동가들이 다 영화같다며 그분들의 일생들을 영상의 컨텐츠로 만들고 싶은 열망이 있다고 언급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파주교하 3.1독립운동 기념비 준공식...3.10교하공립보통학교 만세시위 퍼포먼스

한편 이날 오전 교하초등학교 학생들과 시민들 및 최종환 파주시장, 손배찬 파주시의회 의장 등이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3.1운동 100주년 기념 '파주교하 3.1독립운동 기념비' 준공기념식에서 '3.10교하공립보통학교 만세시위'를 재현하는 퍼포먼스로 거리행진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행진에 조민호 감독도 태극기를 들고 참여했다.

 

최종환 파주시장, 손배옥 파주시의회 의장 및 시도의원들이 교하초등학교에 세워진 3.1독립운동 기념비 준공 기념식에서 제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김진부 기자)


최종환 파주시장은 "파주 최초의 만세시위로서 파주지역 대대적 3.1만세운동에 불씨를 지폈던 임명애 지사와 부군인 염규호 지사, 이에 뜻을 함께한 파주시 독립유공자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기념비를 건립하게 됐다"며 "오늘을 계기로 애국선열의 정신을 함께 되새기고 민족의 자주독립 정신을 계승하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주 교하 3.1독립운동 기념비'는 사업비 총 5000만 원을 투자해 부지 약 40㎡ 면적에 높이 4.72m, 폭 3m 규모로 건립했으며 기단부 원형 3조각은 3·1운동의 3, 세로기둥은 1을 상징하고 원형둘레는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났던 그날의 기억을 담고 있다.

CNB뉴스(파주)= 김진부 기자
citize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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