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원들의 5.18 항쟁에 대한 망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3.1절이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서 기업들은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기업들이 일제강점기 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활용하고 있는 것. CNB가 3.1절의 의미와 이에 대한 기업들의 문화마케팅에 대해 알아봤다. (CNB=이병화 기자)
임정수립 100주년…‘역사 마케팅’ 한창
5.18 망언 논란으로 근현대사 더 주목
청소년들 “나도 독립운동 참여했을 것”
5.18 망언 논란의 진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기업들도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농심은 안성탕면과 해물안성탕면 멀티팩의 옆면에‘3.1운동 100주년 기념 캠페인’ 문구를 넣은 한정판 패키지를 제작해 3월 한달 간 안성탕면 판매금액의 3.1%를 국가유공자의 복지와 보훈선양사업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농심이 밝힌 안성탕면의 매출은 월평균 약 90억 원 수준이고 이를 환산하면 이번 캠페인으로 약 3억원 정도의 기부가 이뤄질 것으로 농심은 예상하고 있다.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도 지난 20일 독립기념관과 ‘독립운동사 대중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오는 3월부터 ‘함께해요 3.1운동 100주년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BGF리테일은 점포 내의 안내게시판에 국가보훈처가 선정한 ‘2019 이달의 독립운동가’ 포스터를 매월 게시하고 CU의 인기있는 PB상품을 통해 3.1운동 사적지도 소개하게 된다. BGF리테일은 CU멤버십 어플인 ‘포켓CU’를 활용해 역사퀴즈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국가보훈처와 공동으로 GS25·GS수퍼마켓·랄라블라 등 전국 1만3500여개의 매장에서 ‘국민이 지킨 나라, 국민이 지킨 역사’를 주제로 캠페인을 벌인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러한 3.1절 마케팅에는 금융사들도 동참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고객이 이벤트에 직접 참여해 적립한 4억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기부금은 독립유공자 후손의 생계와 교육지원, 유적지 탐방과 생존하는 애국지사를 찾기 위한 사업에 쓰인다. 또한 하나은행은 캠페인 기간 중 상품에 가입한 고객에게 ‘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통장’을 교부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SNS 이벤트 등의 프로모션, NH농협은행은 대고객 공감이벤트, BNK부산은행은 음악회와 정기예금 특판행사를 실시한다.
이밖에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최근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홍보물을 이천에 소재한 본사 외벽에 설치했다.
사업 특성을 살려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는 기업도 있다. 건축장식자재 전문기업인 LG하우시스는 도산 안창호 선생 기념관의 리모델링을 지원했다. LG하우시스는 지난 2015년 8월 중국 충칭 소재의 임시정부청사를 시작으로 송재 서재필기념관, 매헌 윤봉길기념관, 우당 이회영기념관, 안중근의사기념관, 만해 한용운기념관의 개보수를 지원했다.
정부도 일제청산의 의지를 실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낭독하라 1919!‘ 캠페인에 참여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달 친일잔재 조사와 청산을 위해 구성된 태스크포스팀 협의회에서 교과서에 나오는 무형의 친일문화에 대한 조사를 고려하고 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도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 잔재 청산을 통한 새로운 학교문화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는 청소년의 일제강점기에 대한 인식과 상통한다. 교복브랜드 형지엘리트가 지난달 9~17일,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10대 청소년 1536명을 대상으로 독립운동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일제강점기라면 일제에 저항하는 독립운동에 참여했을 것’이라고 답한 10대가 84%였다. 이는 일제강점기의 부당성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는 10대가 높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사 과목을 선발시험 영역에서 제외한 기업들도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입사 필기시험인 SK종합적성검사(SKCT) 시험영역 중 한국사 10문항을 제외시켰고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상반기 공채의 인적성검사(HMAT) 영역 중 역사에세이 과목을 폐지했다.
(CNB=이병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