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도시안전위원회(위원장 박성윤의원)가 민자 유료도로에 대한 내년도 예산 전액 삭감을 선언하고 나섰다.
시의회 도시안전위원회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Minimum Revenue Guarantee)으로 운영되고 있는 백양산터널과 수정산터널을 사례로 당초 사업비를 훨씬 넘어선 통행료 수익과 시 재정지원이 이뤄지고 있음을 3일 지적했다.
도시안전위원회는 이에 대한 협약서 변경을 요구하며 예산 전액삭감을 선언했다.
백양산터널과 수정산터널은 지난 2000년 1월, 2002년 4월에 개통해 매커리에 의해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된 유료도로로 25년간 MRG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각 사업비 893.25억원과 1280.6억원이 투입됐으며 이 가운데 백양산터널은 전액, 수정산터널은 772억원을 매커리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안전위는 그 당시 시 재정이 열악했기 때문에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했다 해도 시민이 져야할 부담에 대해 면밀한 검토 없이 추진됐기 때문에 민투사업자의 배만 불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도시안전위에 따르면 최초 사업비 가운데 백양산터널과 수정산터널이 아직 7~9년여 운영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이미 투자비용 대비 통행료수익 및 시 재정지원은 투자비의 400%를 넘었다.
또 최초 협약시 자기자본비율을 자키지 않고 준공 이후 바로 자본구조를 변경해 운영부실과 과다 금융차입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나 여기에 시는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융차입금으로 인한 비용 증가로 MRG 부담금이 높아지고 과도한 이자비용부담이 유발돼 민투기업에게 또 다른 수익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민간투자사(MKIF)는 자기자본이 최소화돼 법인세도 거의 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수정산터널의 과도한 예측통행량으로 인해 MRG 부담이 늘었다. 백양산터널의 경우, 수정산터널 개통으로 예측통행량을 과도하게 늘리며 지난해부터 감소한 실제통행량으로 조만간 MRG를 부담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배용준(부산진1) 의원은 “지난 1월 유료도로법이 개정돼 내년 1월 17일부터 시행되는데 그 가운데 실시협약 변경요구가 가능하다”며 “그럼에도 시가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도시안전위원회는 시가 내년도 개정법률에 대비한 합리적 대책과 민자 유료도로에 대한 실시협약서 변경 등 적극적인 관리방안을 강구하기 전까지 두 터널의 내년도 재정지원금 129억원 전액 삭감할 것을 요구했다.
향후 부산시의회 도시안전위원회 차원에서 이를 계수조정해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윤 위원장은 “최초 계약인 협약서 작성 시 정책실명제를 통해 충분한 사전검증으로 혈세낭비가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유료도로 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되는 민투사업에 대한 실시협약서 일체를 재점검해야 한다”며 “부산은 전국에서 최고 많은 유료도로 6개를 가진 도시로 앞으로 더 많이 생길 예정인 만큼 사회기반시설에 대해선 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한다. 최소 25~30년 뒤 시로 관리권이 이전된다 해도 이미 시설 노후화로 유지보수 비용이 위탁관리비 만큼 소요될 것으로 보이니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