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이 눈치보기 국면에 돌입했다. 매수자들은 추격매수를 멈췄고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매도 타임을 저울질 하고 있다. 양측 모두 향후 시장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때에 ‘정보’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유주택자 무주택자 할 것 없이 가격이 내리는지 오르는지, 거래가 잘되는지 아닌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절실하다.
하지만 어디에도 최신 부동산 거래 현황이 담긴 정보가 공시되지 않아 혼란이 일고 있다.
일반인이 부동산 거래 현황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접할 길은 2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사이트고, 다른 하나는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이다.
그러나 이 두 곳에서 공시하는 정보는 최근 시점이 아닌 길게는 60일 전의 정보이기 때문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못하고 있다.
더구나 신고시한인 60일이 다 돼서야 신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약서를 작성한 이후에도 계약이 파기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잔금을 치른 뒤에야 신고하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다. 또 신고 자체를 공인공개업소에게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럴 경우 잔금과 함께 중개수수료가 마무리되고 나서야 신고에 들어간다. 계약일로부터 60일 가까이 돼서 거래신고가 접수될 가능성이 높단 얘기다.
이렇다보니 ‘서울부동산정보광장’와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정보는 큰 차이가 있다.
실제로 기자가 두 곳을 검색해보니 10월 1~11일 간의 거래에 대해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사이트는 3700건,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은 100건으로 표기돼 있었다. 거래일(계약일)과 신고일 간의 격차가 큰 데다, 두 사이트가 통합관리 되지 않고 있어 이런 혼란이 생긴 듯하다.
이를 보도하는 언론들도 제각각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사이트 수치를 인용한 언론은 ‘9.13대책 이후에도 여전히 거래량이 많다’고 보도하고,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을 인용한 언론은 ‘거래 절벽’이라고 보도하는 식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 길이 없다.
이에 정부는 9.13 부동산 대책 중 하나로 실거래 신고기간을 현행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실거래가 시스템을 통합관리하고, 계약이 이뤄지면 실시간으로 이 시스템에 등재하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또 각 구의 등기소가 집계하는 부동산 등기 기록을 일반인이 실시간으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