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기자 | 2018.09.10 17:10:2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 전남지역본부(준) 광양우체국지부(이하 민주노총)가 10일 오전 광양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양우체국의 불법 초과근무 운영과 토요택배 실태를 규탄했다.
사랑의 전령사로 알려졌던 집배원이 죽음의 전령사로 불리는 가운데 올해만 15명의 집배원이 세상을 떠났다. 과로사로, 교통사고로, 스트레스로 세상을 떠나고 있는 것이 집배원들의 우울한 현실이다.
집배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 뒤에는 일상적인 장시간 중노동과 불법 초과근무, 주말에도 쉬지 못하는 토요택배 제도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법과 부조리의 정점에 광양우체국이 있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지적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물량이 아닌 관리자들의 일괄적 초과근무 명령이 내려지고, 무료당직근무 강요, 초과근로 임금 미지급 무료노동 강요, 명절기간 우체국 쇼핑 영업 강요 등 불법이 광양우체국 현장에서 횡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은 “전국우체국 중에서도 광양우체국의 사정은 가장 열악하고 심각한 노동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요구와 반드시 개선해야 할 내용에 대해 실천할 것을 촉구했다.
광양우체국은 불합리한 인사규정 내규인 순환 근무 지침을 폐기하라!
민주노총은 “광양우체국의 불합리한 인사규정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현장노동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시키고 있다.”며 “전국에서 유일무이하게 광양우체국에만 집배팀(국) 간 순환 근무 지침이라는 내규를 도입해 인사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배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강제 전보자체가 금지된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7. 7월부로 도입된 광양우체국 내규(집배팀(국) 간 순환 근무 지침)의 배경이 의심스럽다.“며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순환근무자 선정기준에서 경영평가 우수국 달성을 위해 총괄국장이 필요하다고 판단 시 순환 근무자를 선정한다는 조항은 이 근무지침에서 인사권의 칼자루를 쥐고 남용할 소지가 많은 가장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조항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순환근무 지침 폐기투쟁에 나설 것이다. 지침제정의 권한도 총괄국장 맘대로라면 폐기도 총괄국장이 하면 된다. 폐기하지 않는다면 집배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으로 반드시 폐기시켜낼 것이다.”고 선언했다.
무료당직근무 폐기와 초과근로 임금을 지급하라!
민주노총에 의하면, 4급 관서에서 집배업무노동자가 유일하게 당직근무까지 서는 곳이 광양우체국으로. 이는 다른 우체국과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광양우체국의 소정 근로업무시간은 09~18시이며 당직근무는 일과이후 시간인 18시 이후부터 20시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8시~20시까지의 초과근로인 2시간에 대한 임금은 무급이며, 더 큰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음날 08~09시까지 업무 시작시간 전인 1시간의 근무시간 또한 무급이다.
이는 당직근무를 하게 되면 오히려 3시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는 무급처리가 가능한 제도다. 일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당직근무제도는 노동의 대가를 갈취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인 것이다.
또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초과근로에 대한 임금지급문제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초과근로시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무료노동을 강요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집배업무시간은 시업시간인 09시부터 종업시간인 18시까지다. 보통은 종업시간 이후에도 물량에 따라 초과 연장근무를 한다.
초과연장시간을 신청하는 제도는 사전신청과 사후신청 제도가 있다. 사전신청제도는 종업시간인 18시 이전에 신청하는 것이며 사후신청제도는 종업시간 이후 물량작업을 마치고 신청하는 제도다. 주 52시간을 넘어서는 어떤 초과시간도 무료노동시간으로 간주하고 임금체불을 정당화시키는 광양우체국을 성토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민주노총이 강조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아직도 일괄적 초과근무명령서가 존재하는 곳이 광양우체국이다.”며 “이는 매주 월요일 근무는 명목상 유연근무이지, 08~17시까지 근무만 인정하고 초과근무시간은 인정하지 않는 무료노동 강제노예계약인 것이다.”고 성토했다.
더불어 민주노총은 “이미 2017년 우정사업본부가 자체적으로 우정노동자들을 상대로 거대 사기극과 거대한 임금체불을 했다고 인정하고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했다. 자그마치 17만여 시간 총 12억의 임금체불이다. 살인적인 고된 노동과 초과근로로 얼마나 많은 우정노동자들이 죽고 다쳤는가!”라며 덧붙였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은 “전국집배노조는 장시간 중노동 철폐! 토요휴무 쟁취! 토요택배 폐지! 적정인력 확보를 위한 투쟁에 나서고 있다.”며 “집배노동자들은 점심시간도 없다. 물론 휴게시간은 1시간을 제대로 쉴 수도 없다. 17만여 시간에는 광양우체국노동자들의 피와 땀 설움과 한이 맺힌 시간이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광양우체국 집배노동자들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조는 “광양우체국의 현실을 바꾸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이곳 집배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며 “△부당한 순환 근무지침 폐기하라! △초과근무명령 폐기하라! △무료노동 강요 말고 일한만큼 임금을 지급하라! △초과근로수당 지급하라! △토요택배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기자는 광양우체국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우체국장은 부재중이었으며 다른 책임 있는 직책에 있는 사람과의 연결은 되지 않았다. 다만, 여직원과의 통화에서 우체국 측에서는 밝힐 내용이 없다는 입장만 확인할 수 있었다.